[책을 만나다] ‘인생 한 곡’, 노래 따라 떠나는 여행

[책을 만나다] ‘인생 한 곡’, 노래 따라 떠나는 여행

2015.08.24. 오후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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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다] ‘인생 한 곡’, 노래 따라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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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다, YTN PLUS & BOOK] 노래 따라 떠나는 여행, 「인생 한 곡」(김동률 저, 알에이치코리아, 2015)

“그때 그 노래엔 우리의 인생이 있었다”

청년세대나 부모님 세대 모두 어려움을 겪는 요즘, 세상이 더욱 각박해지면서 우리는 노래 한 곡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곤 한다. 정겹고 따스한 우리 대중가요를 듣다보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시름을 내려놓고 잠시나마 편안함과 위로받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인생 한 곡’은 서강대학교 김동률 교수가 잘 알려진 대중가요 중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노래 스무 곡을 선정하고 고 권태균 사진작가와 함께 각 노래가 탄생한 배경을 따라 여행 에세이 형식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결혼 후 열댓 번 정도 쌌던 이삿짐 속에서도 저자가 빼놓지 않고 챙기는 것은 비싼 것도 귀한 것도 아닌, 바로 중·고교 시절 배웠던 서너 권의 빛바랜 ‘음악 교과서’였다. 김동률 교수는 음악책을 넘기면 그 갈피갈피에서 유년의 싱그러운 기억의 편린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 시절 들었던 음률들은 마치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고향으로 가는 회귀 본능의 연어처럼 세월의 강을 뛰어넘어 귓전에서 울리는 듯 명료하게 다가온다고 토로한다.

저자는 노래에는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고 고단한 삶을 어루만지는 강렬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인들에게 명곡이란 대중의 지지를 받아 가치를 인정받은 시대의 산물이다. 즉 각자의 원초적인 고통의 뿌리와 맞닿아 내면에 깊은 울림을 준 곡을 명곡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명곡들의 배경과 발자취를 따라 인생의 내면을 탐색해 보는 인문학적인 여행 스케치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의 적당한 장소에서 영혼의 모음(母音)을 뒤흔든 명곡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폭풍 같은 반항의 청춘기를 지내고 삶의 우여곡절을 겪은 중년들에게 노래는 따스한 위로는 손길로 다가온다. 저자는 명곡에 담긴 의미를 자신의 감성과 통찰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우리 인생에 던지는 묵시의 메시지로 새롭게 조명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장마다 주제를 두고 서너 개 이상, 총 20곡의 노래를 소개하고 있다. 각 장마다 열병처럼 지나온 젊은 날의 사랑과 그리움, 청춘을 그리는 마음 등을 노래하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못 올 것에 대해 돌아보라는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비롯해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와 같은 노래들은 훌쩍 지나가버린 젊음과 사랑을 추억하게 한다. 또, 한국전쟁 당시 대구에서 만들어진 ‘굳세어라 금순아’와 같은 곡은 독자들에게 동족상잔의 비극의 전쟁 6.25 전쟁의 참상과 지난날 대한민국의 아픈 자화상을 다시금 반추하게 한다.

또, 작가는 “절절한 서러움이 묻어나는 ‘봄날은 간다’와 같은 명곡을 두고 우리는 ‘심금을 울린다’고 말한다. 이처럼 대중가요는 아주 미묘한 몸짓으로 우리 마음의 현을 켜면서 심금을 휘젓고 또 달랜다”며 저자는 대중가요란 우리의 토속적인 정서와 일상의 삶에 녹아있는 시대의 초상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이렇게 대중가요가 메마른 우리 삶을 단비처럼 적시고 있음에도 대중가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사뭇 이중적이다. 클래식은 위대한 것이지만 대중가요는 그렇지 않다고 여긴다. 저자는 ‘인생 한 곡’을 통해 이러한 우리의 인식을 비판하며 "음악에는 결코 계급이 없다"고 말한다. 가요는 우리에게 감성을 풍요롭게 하고 내면을 치유한다고 주장한다.

[책을 만나다] ‘인생 한 곡’, 노래 따라 떠나는 여행

▲ 김동률 교수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 저널리즘 스쿨에서 매체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 견습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10년 간 취재기자로 일했으며 연세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했다. 또 채널A, MBN, KTV 등에서 시사프로그램 앵커로도 활약한 바 있다. 현재 YTN사이언스에서 와이드 인터뷰 프로그램 '만나고 싶은 사람'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의 에세이는 창작과비평 출판사의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하다. 저서로는 ‘신문경영론: MBA 저널리즘’이 있으며 역서로 ‘철학자들의 언론 강의’가 있다.


[YTN PLUS] 취재 강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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