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PLUS 뇌과학 칼럼]자녀 게임중독, 뇌를 알면 개선 가능

[YTN PLUS 뇌과학 칼럼]자녀 게임중독, 뇌를 알면 개선 가능

2015.02.17.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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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미디어 전은애 기자

겨울방학이 끝나가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이 생긴다. 방학 동안 춥다는 이유로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던 아이들 때문이다. 아이가 게임을 하느라 방에서 나오지 않아 부모가 화를 내면 아이는 반항하고, 게임 때문에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다.

게임중독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시각 차이는 크다. 아이들은 친구와 비교하면서 자신은 결코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많다’는 개념부터 다르며 이것이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질문 하나!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로 ‘컴퓨터의 황제’로 불리는 빌 게이츠도 자녀와 컴퓨터 쓰는 문제로 싸웠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컴퓨터의 황제 역시 자녀가 컴퓨터 게임에 빠져 골치를 앓았다고 한다. 큰딸이 게임중독현상을 보이자 평일에는 45분, 주말에는 한 시간으로 제한했다고 한다. 다만 숙제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은 예외로 인정해 주는 규칙을 세웠다. 또한 윈도우 시스템에 ‘자녀 보호’ 기능을 탑재해 아이들의 컴퓨터 사용 시간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사람들이 무언가에 중독됐을 때는 대체로 세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첫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고, 둘째 같은 시간을 해도 그전처럼 충분한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아 더 하고 싶어지고, 마지막으로 하지 않으면 계속 생각이 나고 힘들어지는 금단 현상이 생긴다.

게임중독은 약물중독과 유사한 반응이 뇌에서 일어난다. 중독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신경호르몬은 도파민이다.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경험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되며 ‘어! 이거 좋은데? 또 해볼까?’라고 생각한다.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면 도파민 상승을 계속 부채질해 우리 뇌는 더 많은 양의 도파민을 원하게 된다. 도파민이 뇌 속 보상회로를 자극해 즐거웠던 사건을 기억하고 그 일을 반복하려는 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인간의 뇌 회로는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는다. 이는 아무리 중독 치료를 하더라도 뇌 속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에 ‘게임중독’이 새겨져 언제든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게임중독을 막연히 치료하려하기 보다는 게임에 중독된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해서 게임에 빠지지만 중고등학생은 우울감이나 자신감 부족 같은 것들이 원인일 수 있다. 학교나 가정에서 받지 못하는 ‘관심과 인정’을 게임으로 보상받는 것이다.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해 게임에 빠졌다면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게임이나 음식, 약물, 도박과 같은 ‘나쁜 자극’에도 중독될 수 있지만, 칭찬이나 인정, 성취, 운동, 명상과 같은 ‘좋은 자극’에도 중독될 수 있다. 우리 뇌는 심지어 자선활동이나 기부에도 중독될 수 있다.

아이로 하여금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부모 등 주변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원인, 성향, 게임의 종류를 파악해 아이가 게임이라는 나쁜 중독을 긍정적 중독으로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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