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때일수록 나눠야죠”...코로나 위기에도 멈추지 않는 도시락 나눔 봉사

“힘든 때일수록 나눠야죠”...코로나 위기에도 멈추지 않는 도시락 나눔 봉사

2020.04.28. 오후 5:2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힘든 때일수록 나눠야죠”...코로나 위기에도 멈추지 않는 도시락 나눔 봉사
AD
코로나19 여파에도 자원봉사자들은 나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이상기 씨는 날마다 도시락 반찬을 준비한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나누기 위해서다.

이 씨의 ‘나눔자리 문화공동체’는 18년째 도시락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매일 새벽부터 갖가지 반찬을 만들고, 도시락이 완성되면 한꺼번에 전달한다. 적게는 20가구, 많게는 500가구에 배달하기도 한다.

이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주 1회 정도 해오던 일이지만, 이후로 봉사 횟수가 급격히 늘었다”며 “경로당과 무료급식소 등이 문을 닫은 뒤로는 더 힘을 내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여파로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이 씨는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 더 많이 나누려는 분들이 있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 씨는 “회비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사회적 기업이나 복지 기관에서 지원을 해주기도 하고, 저를 비롯한 봉사자 개개인이 식재료를 잔뜩 사다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제 SNS 계정에 봉사 활동한 사진을 꼬박꼬박 올리는데, 그걸 보고 고춧가루나 채소 등 식재료를 슬쩍 문 앞에 놓고 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힘든 때일수록 나눠야죠”...코로나 위기에도 멈추지 않는 도시락 나눔 봉사

도시락 봉사활동은 18년째이지만 이 씨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약 30년 전이다.

몸이 약하고 예민했던 막내딸에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나누는 즐거움을 알려주고자 함께 충북 음성군 꽃동네를 방문했다. 이후 꾸준히 꽃동네 독거노인 등을 찾아 음식을 해드리고 말벗이 되었다.

30여 년 동안 봉사활동을 지속해온 이유를 이 씨는 ‘얻는 게 많아서’라고 설명한다.

그는 “물질을 얻는다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면서 정신적으로 얻는 게 참 많다”며 “어르신들이 전화로 무리하지 말라거나 진심으로 걱정해주실 때, 쌈짓돈을 모아 떡이나 과자 등을 주시면서 고마움을 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람을 만나거나 도움 받는 것조차 꺼려하셨던 한 어르신이 10년 가까운 꾸준한 돌봄에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다”며 “이렇게 마음이 오가고 관계가 조금씩 쌓여가는 것에서 얻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곱지 않은 시선에 속상함을 느낄 때도 있다고 말한다.

이 씨는 “얼마 받고 하는 거냐고 묻거나, SNS에 사진 올리는 것을 두고 자랑하는 거냐며 손가락질을 받을 때도 있지만 직접 봉사에 동참해보면 달라질 거라 믿는다”고 말한다.

“힘든 때일수록 나눠야죠”...코로나 위기에도 멈추지 않는 도시락 나눔 봉사

이 씨는 “봉사와 나눔을 통해 말로 표현하지 못 할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직접 경험해보면 좋겠다”며 “이웃과 함께 나누며 더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승민 기자(happyjournalist@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