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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주부 A씨는 지나치게 밝은 곳이나 시끄러운 곳에 가면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속이 울렁거리고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두통이 사라질 때까지 참던 A씨는 최근 두통이 나타나는 횟수가 늘자 약국에서 매일 약을 사 먹었다. 약을 먹어도 통증이 지속되자 A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주민경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 환자이면서 편두통을 치료하는 전문의이다.
주 교수는 “편두통은 어떤 자극에 의해 뇌가 과민해져서 두통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며 “자그마한 소리나 햇빛에 예민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 며칠씩 지속되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약국을 찾는 사람들은 더러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약의 부작용에 대한 염려로 두통을 방치한다.
주 교수는 그러나 “두통의 종류는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고, 편두통의 경우 방치할수록 만성화되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약을 먹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또 “A씨처럼 일주일에 두통약을 세 번 이상 먹는 등 약물을 과용하면 두통이 심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올바르게 복용하면 편두통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최근에는 전기자극을 주는 기기나 보톡스를 이용해 두통을 일으키는 신경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치료법이 나오고 있다“며 ”두통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민경 교수와의 일문일답.
Q. 편두통 환자들에게서는 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편두통이란 이름 때문에 흔히 한쪽 머리가 아프면 편두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편두통은 흔히 머리 전체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오히려 긴장성두통 등 다른 두통질환의 경우, 통증이 한쪽으로 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쪽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편두통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편두통이 발생하기 전에는 붕 떠있거나 핑 도는 듯한 느낌을 받거나 기분이 이상해지는 등의 조짐이 나타나기도 한다. 편두통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두통 중에 동반되는 증상들이다. 편두통 환자들은 대부분 시각, 청각, 후각 등에 예민하기 때문에 두통이 시작되면서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 소화가 안 되기도 하고, 심하면 구토를 하는 것 역시 중요한 동반 증상이다.
Q. 그렇다면 편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편두통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는다. 가족 중에 편두통 환자가 있으면 편두통을 앓게 확률이 높고, 스트레스나 긴장, 피로 등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호르몬 역시 편두통을 일으키는 요소다. 편두통 환자의 성별을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세 배 정도 많다.
비만이 심한 경우나 운동량이 부족해도 편두통이 심해진다. 몸 안의 지방조직이 에스트로겐 등 여성 호르몬 분비량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두통이 드라마틱하게 사라졌다는 경우를 보기도 했다.
잠을 너무 많이 잔다든지 적게 자는 것도 편두통을 악화시키는데, 우리 뇌에 있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저하되면 두통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잠을 너무 적게 자도 세로토닌 분비 활성도가 떨어지고, 잠을 오래 자서 렘수면이 많아져도 세로토닌 분비 활성도가 떨어진다.
Q. 편두통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두통이 온다 싶을 때 약을 빨리 먹어야 한다. 또, 앞서 말했듯이 편두통은 통증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속이 안 좋다거나 기분이 이상해지는 등의 조짐이 서서히 나타난다. 그리고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를 피하고 싶어지면서 두통을 느끼게 된다.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 빨리 약을 먹어야 한다. 편두통 환자라면 평상시에 약을 챙겨 다니는 게 좋고, 소리에 민감한 분들은 귀마개 등을 챙겨서 다니는 것도 좋은 대처 방법이다.
Q. 그런데 두통이 생겨도 약국이나 병원을 찾기보다는 통증이 잠잠해질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왜 그런가?
두통 치료법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도 보편화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한 몇 십 년 전만 해도 두통의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두통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고, 이에 따라 세로토닌 분비량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이 개발됐다. 이젠 약을 복용하면 두통이 나아질 수 있는데 이같은 사실들이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Q. 약을 계속 먹으면 내성이나 부작용이 생기지 않나?
흔히 약을 먹으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일주일에 3일 이상 먹을 때 얘기다. 두통을 달고 사는 분들 중에서 매일 두통약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두통이 악화되는 등 부작용이 생긴다. 이를 ‘약물과용 두통’이라고 하는데, 약을 끊어야 두통이 사라진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먹어야 한다. 두통을 참고 방치하면 만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약을 먹되 과용하지 않도록 두 가지 사항을 지켜야 한다. 첫째, 일주일에 이틀 이하로 복용하기. 둘째, 두 시간 내에 두통이 없어지는지 확인하기. 이 두 가지를 지키면 약물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약물 외에 다른 치료 방법은 없나?
편두통은 빛이나 소리 등 자극에 과민해진 뇌가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요소를 줄이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통증이 나타나는 즉시 해결하는 것이 관건인데, 최근에는 보톡스나 전기자극기기 등을 이용한 비약물적인 치료법 등이 주목받고 있다.
Q. 전기자극을 이용해 치료한다는 것이 조금 생소한데 어떤 원리인가?
전기나 자기를 통해 뇌 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인데, 약물로 편두통에 영향을 주는 신경을 조절하는 ‘신경조절술’과 궁극적인 원리는 같다고 보면 된다. 전기자극 치료 기기(세팔리)의 경우, 지우개 크기의 기기를 이마에 붙인 뒤 스위치를 누르면 일정한 주파수의 미세한 전류가 반복적으로 생기고, 이때 발생하는 정밀한 전기 자극이 편두통을 유발하는 신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통증을 덜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Q.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건가?
A. 그렇다. 현재 세계 2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발매된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고, 유럽 CE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을 모두 통과했다.
또, 이 기기는 의료기기 4급 판정을 받았는데, 아무나 써도 된다는 의미다. 이미 약물을 많이 복용한 환자, 만성편두통 환자, 혹은 기존의 치료법이 듣지 않는 불응성 편두통 환자들도 이 기기를 이용해볼 수 있다.
아직까지 별다른 부작용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지만, 굳이 꼽자면 처음에 좀 아플 수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따끔거릴 수 있어서 놀라는 분도 있다.
Q. 평소 생활 속에서 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굉장히 중요하다. 피로와 수면부족, 수면과다, 야식, 기름진 음식, 향과 맛이 강한 음식 등을 조심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한다든지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든지 하고, 튀긴 음식이나 향수 등 민감할 수 있는 냄새를 피해야 한다. 또, 적어도 하루에 6시간 이상은 자야한다. 운동 역시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고, 하루에 40분 이상 빨리 걷기를 하면 두통뿐만 아니라 어깨 결림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YTN PLUS] 취재 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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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경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 환자이면서 편두통을 치료하는 전문의이다.
주 교수는 “편두통은 어떤 자극에 의해 뇌가 과민해져서 두통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며 “자그마한 소리나 햇빛에 예민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 며칠씩 지속되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약국을 찾는 사람들은 더러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약의 부작용에 대한 염려로 두통을 방치한다.
주 교수는 그러나 “두통의 종류는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고, 편두통의 경우 방치할수록 만성화되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약을 먹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또 “A씨처럼 일주일에 두통약을 세 번 이상 먹는 등 약물을 과용하면 두통이 심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올바르게 복용하면 편두통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최근에는 전기자극을 주는 기기나 보톡스를 이용해 두통을 일으키는 신경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치료법이 나오고 있다“며 ”두통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민경 교수와의 일문일답.
Q. 편두통 환자들에게서는 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편두통이란 이름 때문에 흔히 한쪽 머리가 아프면 편두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편두통은 흔히 머리 전체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오히려 긴장성두통 등 다른 두통질환의 경우, 통증이 한쪽으로 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쪽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편두통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편두통이 발생하기 전에는 붕 떠있거나 핑 도는 듯한 느낌을 받거나 기분이 이상해지는 등의 조짐이 나타나기도 한다. 편두통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두통 중에 동반되는 증상들이다. 편두통 환자들은 대부분 시각, 청각, 후각 등에 예민하기 때문에 두통이 시작되면서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 소화가 안 되기도 하고, 심하면 구토를 하는 것 역시 중요한 동반 증상이다.
Q. 그렇다면 편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편두통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는다. 가족 중에 편두통 환자가 있으면 편두통을 앓게 확률이 높고, 스트레스나 긴장, 피로 등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호르몬 역시 편두통을 일으키는 요소다. 편두통 환자의 성별을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세 배 정도 많다.
비만이 심한 경우나 운동량이 부족해도 편두통이 심해진다. 몸 안의 지방조직이 에스트로겐 등 여성 호르몬 분비량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두통이 드라마틱하게 사라졌다는 경우를 보기도 했다.
잠을 너무 많이 잔다든지 적게 자는 것도 편두통을 악화시키는데, 우리 뇌에 있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저하되면 두통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잠을 너무 적게 자도 세로토닌 분비 활성도가 떨어지고, 잠을 오래 자서 렘수면이 많아져도 세로토닌 분비 활성도가 떨어진다.
Q. 편두통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두통이 온다 싶을 때 약을 빨리 먹어야 한다. 또, 앞서 말했듯이 편두통은 통증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속이 안 좋다거나 기분이 이상해지는 등의 조짐이 서서히 나타난다. 그리고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를 피하고 싶어지면서 두통을 느끼게 된다.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 빨리 약을 먹어야 한다. 편두통 환자라면 평상시에 약을 챙겨 다니는 게 좋고, 소리에 민감한 분들은 귀마개 등을 챙겨서 다니는 것도 좋은 대처 방법이다.
Q. 그런데 두통이 생겨도 약국이나 병원을 찾기보다는 통증이 잠잠해질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왜 그런가?
두통 치료법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도 보편화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한 몇 십 년 전만 해도 두통의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두통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고, 이에 따라 세로토닌 분비량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이 개발됐다. 이젠 약을 복용하면 두통이 나아질 수 있는데 이같은 사실들이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Q. 약을 계속 먹으면 내성이나 부작용이 생기지 않나?
흔히 약을 먹으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일주일에 3일 이상 먹을 때 얘기다. 두통을 달고 사는 분들 중에서 매일 두통약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두통이 악화되는 등 부작용이 생긴다. 이를 ‘약물과용 두통’이라고 하는데, 약을 끊어야 두통이 사라진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먹어야 한다. 두통을 참고 방치하면 만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약을 먹되 과용하지 않도록 두 가지 사항을 지켜야 한다. 첫째, 일주일에 이틀 이하로 복용하기. 둘째, 두 시간 내에 두통이 없어지는지 확인하기. 이 두 가지를 지키면 약물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약물 외에 다른 치료 방법은 없나?
편두통은 빛이나 소리 등 자극에 과민해진 뇌가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요소를 줄이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통증이 나타나는 즉시 해결하는 것이 관건인데, 최근에는 보톡스나 전기자극기기 등을 이용한 비약물적인 치료법 등이 주목받고 있다.
Q. 전기자극을 이용해 치료한다는 것이 조금 생소한데 어떤 원리인가?
전기나 자기를 통해 뇌 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인데, 약물로 편두통에 영향을 주는 신경을 조절하는 ‘신경조절술’과 궁극적인 원리는 같다고 보면 된다. 전기자극 치료 기기(세팔리)의 경우, 지우개 크기의 기기를 이마에 붙인 뒤 스위치를 누르면 일정한 주파수의 미세한 전류가 반복적으로 생기고, 이때 발생하는 정밀한 전기 자극이 편두통을 유발하는 신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통증을 덜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Q.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건가?
A. 그렇다. 현재 세계 2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발매된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고, 유럽 CE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을 모두 통과했다.
또, 이 기기는 의료기기 4급 판정을 받았는데, 아무나 써도 된다는 의미다. 이미 약물을 많이 복용한 환자, 만성편두통 환자, 혹은 기존의 치료법이 듣지 않는 불응성 편두통 환자들도 이 기기를 이용해볼 수 있다.
아직까지 별다른 부작용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지만, 굳이 꼽자면 처음에 좀 아플 수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따끔거릴 수 있어서 놀라는 분도 있다.
Q. 평소 생활 속에서 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굉장히 중요하다. 피로와 수면부족, 수면과다, 야식, 기름진 음식, 향과 맛이 강한 음식 등을 조심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한다든지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든지 하고, 튀긴 음식이나 향수 등 민감할 수 있는 냄새를 피해야 한다. 또, 적어도 하루에 6시간 이상은 자야한다. 운동 역시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고, 하루에 40분 이상 빨리 걷기를 하면 두통뿐만 아니라 어깨 결림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YTN PLUS] 취재 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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