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플러스라이프] “한약에 대한 오해 바로잡아야” 강민구 휴한의원 원장

[헬스플러스라이프] “한약에 대한 오해 바로잡아야” 강민구 휴한의원 원장

2018.07.11. 오후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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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플러스라이프] “한약에 대한 오해 바로잡아야” 강민구 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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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우리 몸 속 독성 물질을 분해해서 소변 등으로 배출하고, 장기에서 흡수된 각종 영양소를 저장하거나 혈액 속 콜레스테롤, 알부민 등 몸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한다. 간은 이렇듯 주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한약을 먹으면 간에 좋지 않다는 오해가 있다.

강민구 휴한의원 원장은 “실제로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한약이 간 수치를 높이거나 간을 손상시키지 않는지에 대해 문의한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해당 속설이 오해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많이 발표돼오고 있다”며 그중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 해 8월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약과 간 손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0.6퍼센트에 해당하는 50대 여성 6명에서 간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강 원장은 “해당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간 손상이 나타난 6명 모두 ‘특발성 독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발성 독성이란 복용한 사람의 체질이나 당시의 복용 당시 환경, 조건과 상관성이 높은 독성으로 약물자체의 독성과는 다르다”며 “즉, 한약 자체가 가진 독성 때문에 간 손상이 나타난 게 아니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한약에 대한 오해 바로잡아야” 강민구 휴한의원 원장

강 원장은 “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음주나 흡연 등 여러 가지가 있음에도 모두 한약이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한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검증된 약재를 사용하는 한의원에서 올바른 처방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민구 원장과의 일문일답.


Q. 한약이 간에 안 좋다는 말이 생겨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한약에 쓰이는 약재만 수백 가지나 되고 사람마다 체질이 다른 만큼 안 맞는 약재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안 맞는 약재 때문에 간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 비롯된 오해인 것 같다. 하지만 한의원에서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받으면 문제없을 것이다.


Q. 해당 속설을 바로 잡기 위한 연구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학술지에서도 관련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일본의사협회지 53권 4호에 실린 하지메 타키카와 테이코의과대 교수의 '일본에서의 현재 약인성 간 손상의 현실과 그 문제점‘이라는 논문을 살펴보면 “일본에서 10년간 보고된 약 900건의 약인성 간 손상 보고를 확인한 결과 한약이 간 손상의 원인이 된 경우는 단 7.1%였다”고 밝히고 있다.

또, 지난 2015년 미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 자료에서는 약인성 간 손상을 입은 환자 899명을 조사한 결과, 항균제나 진통제, 면역역제제 등으로 인한 간 손상이 80% 이상이고 약초나 음식물에 의한 간 손상은 약 16%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한약에 대한 오해 바로잡아야” 강민구 휴한의원 원장

Q. 그렇다면 간 기능에 도움을 주는 한약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의원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생간건비탕’이 간세포를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경희대는 만성 감염 환자 3,136명에게 3개월 이상 ‘생간건비탕’을 투여한 결과 간 기능이 나아진 비율이 평균 67.9%로 나타났다는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다.

또, 최근 중국에서는 간암, 간경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B형 간염 바이러스에 한약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간 질환 환자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83%의 환자들이 상태가 나아졌다는 것이다. 또 지난 2016년에도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scientific Report’에도 한약이 간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에 유의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논문이 소개되는 등 관련 자료가 많다.


Q. 간에 좋은 약재에는 어떤 게 있나?

가장 흔히 쓰이는 약재들 중 구기자와 감초가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구기자는 간 괴사염증을 감소시키고, 간장병과 같은 간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써 간 기능 향상에 효과적이고, 알콜성 간 손상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네이처’의 자매지에 각각 실렸다. 또,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을 만큼 흔히 쓰이는 감초는 알콜성 간 손상을 줄이는 등 알콜성 간 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본에서는 약 70년 전인 1948년부터 감초가 간 기능 개선 치료제로 사용돼오고 있다.


Q. 한약에 들어가는 약재를 환자들이 직접 구매할 수는 없나?

의약품용 한약재는 환자들이 직접 살 수 없다. 현재 한약재는 농산물 또는 식품용으로 사용되는 약재와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의약품용 약재가 있다. 전자의 경우 식품으로 사용될 때의 문제 여부만을 검사하는 반면, 의약품으로 유통되는 한약재는 보다 까다롭게 관리된다. 정부에서 ‘우수 한약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도입해 엄격하게 심사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덕분에 의약품 한약재는 적어도 국민들이 우려하는 중금속 오염이나 잔류농약 여부에서 문제의 소지는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한약재는 의료기관으로 등록돼있는 사업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한약에 대한 오해 바로잡아야” 강민구 휴한의원 원장

Q. 한약을 복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고?

한의원에서 주로 사용되는 한약재만 해도 백 여 가지고 이 외에도 처방에서 활용되는 약재들만 수백 여 가지에 이른다. 한의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약재와 유익하지 않은 약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약재라도 한의사의 처방을 거치지 않고 민간요법에 따른 한약재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 즉, 환자가 한의사의 진료 없이 처방을 받거나, 무분별하게 보약이나 건강음식을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안전을 위해 반드시 GMP 인증*을 받은 의약품 한약재를 사용하는 한의원에서 한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하길 권한다.

*GMP 인증: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의 약칭. 의약품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증하기 위해 제조업자가 제조와 품질관리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말한다.


Q. 이밖에 한약을 처방 받을 때 알아두면 좋은 점이 있을까?

한약은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달라지는 맞춤 처방이다. 반드시 환자 개개인에 맞는 한약이 처방되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건강상태나 체질에 대해 잘 파악하고 상담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YTN PLUS] 취재 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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