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음악으로 아프리카 마을 자립 돕겠다” 김인경 소울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피플앤피플] "음악으로 아프리카 마을 자립 돕겠다” 김인경 소울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2017.08.22.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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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음악으로 아프리카 마을 자립 돕겠다” 김인경 소울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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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는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면서 물 때문에 부족 간 전쟁을 치를 만큼 물이 절실한 곳이다.

첼리스트 김인경 음악감독이 이끄는 ‘소울챔버오케스트라’는 지난 2009년부터 월드비전과 손을 잡고 아프리카 식수 지원을 위한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그동안 에티오피아, 스와질란드, 우간다, 탄자니아 등에 식수 펌프와 식수대 등 식수시설을 설치했는데 김인경 음악감독은 두 달 남짓 남은 이번 공연부터는 지원 방식이 조금 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마실 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이제는 식수뿐만 아니라 농사, 학교 등 필요한 시설을 공급해 한 마을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후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최근에 탄자니아를 다녀온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됐다”며 “학교 안에 식수대가 설치돼 있었는데 그게 식수뿐만 아니라 씻고 농사짓는 데도 쓰이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피플앤피플] "음악으로 아프리카 마을 자립 돕겠다” 김인경 소울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김 감독은 “특히 5년 전 찾았던 스와질란드와 비교했을 때 훨씬 발전한 모습이라 우리가 내민 도움의 손길이 이 정도였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만 갖고는 한 마을이 자립할 수 없다. 김 감독은 “농사를 지어 식량을 얻고 경제 활동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책도 읽고 공부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종의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무엇보다도 음악으로 아프리카 마을의 순박한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다가가 도울 수 있다는 자체로 기쁘다”며 “매 공연마다 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주셔서 감사했는데 이번 공연에는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인경 음악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피플앤피플] "음악으로 아프리카 마을 자립 돕겠다” 김인경 소울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Q. 탄자니아 현장을 가본 소감이 어땠나?

5년 전 스와질란드에 갔을 때는 허허벌판에 식수펌프 하나만 딱 있었다. 사실 기분이 착잡했다. 마실 물은 해결됐지만 그곳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갈지 막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번에 가본 탄자니아 레이크에야시는 달랐다. 2013년 10월부터 교육, 농업, 식수 위생을 중심으로 월드비전 드림빌리지 프로젝트가 이뤄져온 곳인데 학교 안 운동장에 식수대가 있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있는 7~8백 명 정도가 다니는 꽤 큰 규모였는데 식수대가 달랑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식수대 하나가 식수용은 물론 농업용, 그리고 아이들 씻기는 용도로도 쓰인다고 들었다. 그렇게 군데군데 유용하게 쓰일 줄 몰랐다.

또 아프리카 마을 대부분 아무것도 없이 흙만 있다 보니 먼지가 정말 많다. 근데 나무를 심으면 그늘도 생기고 모래바람이 많이 필터링 된다고 한다. 아프리카에 나무를 심는다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고 책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말라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물이 생긴 후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됐다더라. 이번에 탄자니아를 다녀오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 많이 깨졌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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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특히 어떤 부분이 인상 깊던가?

우리가 후원을 하면 월드비전에서 결과보고서를 준다. 사진 몇 장과 자세한 내용을 담아서 주는데 그 보고서만 보는 것과 직접 가서 본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는 것보다 직접 보니까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 5년 전에 스와질란드에서 봤던 모습과 너무 달랐다. 특히 아이들이 정말 건강하고 해맑고 행복해보였다. 그런 모습 자체에서 힐링 받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 그 뿐만 아니라 어른과 마을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닦아준 것 같아 정말 뿌듯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마을이 자립하는 데까지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학비를 지원 받아 입학하더라도 막상 학교에 가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 실제로 저는 차를 타고 갔는데도 굉장히 힘들었다. 이정표나 신호등, 대중교통은 물론 제대로 된 길조차 없어서 도대체 이 마을을 어떻게 찾아냈는지가 신기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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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는데, 마을에 물만 있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은 정말 기본이고, 제대로 된 길도 있어야 하고, 학교도 있어야 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정도는 돼야 비로소 한 마을이 아이를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같이 다녀온 연주자들과 앞으로 한 마을이 자립할 때까지 후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뜻을 모으게 됐다.


Q. 어떤 방식으로 후원하게 되는가?

올해부터는 월드비전 ‘드림빌리지’ 프로젝트에 저희가 메인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다. 작년까지는 이 드림빌리지 사업의 일환으로 식수 사업에만 후원했던 것이다. 월드비전에서 마침 새로운 프로젝트 메인 파트너를 구한다기에 우리가 메인 파트너로서 참여하기로 했다. 5년간 한 마을이 자립할 수 있도록 식수, 학교와 도서시설, 농사 시설 등을 차례차례 후원하게 될 것 같다. 후원을 위한 콘서트는 지금처럼 해마다 열 계획이다.


Q. 오는 10월에 열리는 공연에 대해 설명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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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섯 번의 공연을 했고 7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도 ‘The gift(선물)'을 주제로 오는 10월 19일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연다. 공연 규모는 이번이 제일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단 2천석 규모고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홀인만큼 음향이나 전반적인 시설이 좋을 것 같아 기대된다. 홀에 파이프 오르간을 들여왔다고 해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 분도 섭외했고, 트럼펫 연주자도 섭외했다. 프로그램은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베버 ’무도회의 권유‘, 생상 '심포니 오르간', 피아졸라 '리베르탱고' 등 관객 분들이 들었을 때 익숙하고 편안한 곡을 위주로 선곡할 예정이다.


Q. 후원 활동과 관련해 목표하는 바가 있나?

예전에는 ‘펌프 100대 설치가 목표’라고 하는 게 있었다면, 드림빌리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목표하는 바도 바뀌었다. 장기적으로 얼마나 돕겠다는 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몇 개 마을이 되든 단원들과 뜻을 모아 힘닿는 데까지 공연을 펼칠 생각이다. 일단 이번 공연을 통해서는 후원금 1억을 모으는 게 목표다. 수원이 되는 커다란 물탱크를 설치하는 데 1억이 든다고 한다. 물탱크를 설치하면 파이프 15개 정도를 통해 각 동네마다 물이 가는 방식이라고 한다. 2천석 매진이 되면 1억인데 과연 다 팔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 부담도 있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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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 취재 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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