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박인주 생명문화 대표 “OECD자살률 가장 높은 나라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피플앤피플] 박인주 생명문화 대표 “OECD자살률 가장 높은 나라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2015.08.24. 오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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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박인주 생명문화 대표 “OECD자살률 가장 높은 나라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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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철학, 사회경제, 문화 복지, 교육 등 심리적인 접근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방책을 찾아야 합니다“ 박인주(65) 생명문화 대표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제시하는 통섭의 대책이다.

대한민국은 OECD국가 중 10년 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지니고 있다. 하루 평균 3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현실이다. OECD국가 평균은 12명이며 일본이 20명, 폴란드 15명으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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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자살 통계를 보면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1991년 7명에서 1997년 IMF 당시 18명, 그리고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당시에는 더 많은 자살률을 기록해 꾸준히 늘어났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노인층의 자살률이 부동의 세계 1위라는 오명이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심화되는 양극화로 인한 경제문제와 불안한 미래, 노후대책의 불안 등이 가져온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산하에 자살예방대책위원회도 있고 자살예방종합대책도 시행 중이며 시민사회단체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현실이다.

전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으로 활동한 박인주 대표는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를 보면 자살의 주요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문화적으로 자살 문제를 플어나가야 한다는 소신으로 지난해 3월 ‘생명문화’ 단체를 창립했다. 또 이론적 근거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명문화학회’도 만드는 등 자살예방 노력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

[피플앤피플] 박인주 생명문화 대표 “OECD자살률 가장 높은 나라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박 대표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대전제에서 어떻게 하면 자살을 막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생명지킴운동’의 첫걸음”이라며 기존의 생명운동 단체들을 연대해 민간 주도의 범국민 운동으로 펼쳐 나간다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YTN PLUS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명문화에 대한 법적, 제도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생명 관련 단체들이 장보를 공유하고 협력 체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범국민 생명문화 운동을 통해 2019년까지 5년간 하루 평균 자살자수를 절반인 19명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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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인주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자살방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펑소 오늘의 한국사회는 왜 이리도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낮고, 갈등지수는 높은가? 어떻게 하면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를 높이고 갈등지수를 낮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이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자살문제와 자살예방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은 정부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하는 분야, 즉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UN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한 발전해법 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15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총 5.9점을 기록, 전 세계 158개국 중 47위에 올라 있다.

2015년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고민은 ‘대립’이다. 우리사회 곳곳에서 전개되는 대립은 이미 심각한 갈등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대립은 갈등을 낳고 이는 곧 불신과 부패로 이어지며 국가 경쟁력도 약화시킨다.

한국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3월호에 발표된 '사회갈등 지수 국제비교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갈등관리 지수'는 2011년 기준 OECD 34개국 중 27위를 차지하였고 ‘사회 갈등지수’는 5위로서 1위와 2위인 터키나 그리스보다는 낮지만 매우 높은 수준이다.


- 우리나라에서 특히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인종과 종교 갈등이 없는데도 OECD 34개국 중 갈등지수가 2위이고, 자살률은 1위다. 삶의 질은 하위권이다. 연간 갈등비용이 정부 예산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이다.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바로 사회통합의 문제다.

우리나라에는 정신병리학적으로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많지만 사회병리적인 현상으로 물질만능주의, 고도경쟁사회, 불신사회, 경제적인 어려움, 가정불화, 외로움·고독 등의 원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타인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할 때는 자신의 귀한 존재 의식과 본질적인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자아 상실감, 자신과 가족에 대한 분노, 더 나아가 사회에 대한 분노가 생기게 된다. 특히 남을 의식하며 사는 허례허식이 강할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충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갈등을 유발시키는 경제적, 사회적 요인은 빈곤의 양극화이다. 이로 인해 적대감이 생기고 폭력적인 현상도 빈번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사회적인 균열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점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민이 주가 되어 행동하는 NGO의 역할, 즉 관심 가져주기, 도움주기, 찾아가 얼굴 마주하기 등 작은 일부터 시작해 자살을 생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사회공동체 안에서의 존재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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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방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정부가 2004년부터 시작한 제1차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이 시행되었고 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이 2013년에 끝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3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이 수립되지 않았다.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사회공동체 안에서의 존재감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자살위험군을 대상으로 사회적 관점에서 지지를 합리적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또 생명존중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적인 지원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자살수단에 대한 접근을 최대한 차단하고 사회적인 돌봄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 ‘생명문화’ 단체란 어떤 곳인가?

“생명보다 값진 것은 없다. 우리 사회에서 생명경시의 문화를 생명존중과 생명사랑의 문화로 바꿔나가기 위해서 만든 단체이다. 보다 조직적이고 선진적 생명존중의 문화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결성했으며 집단지성 공동체로서 생명문화의 존중이 창립 취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50여년이라는 최단기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압축 경제 성장에 따른 성장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그 성장의 그늘은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자살 등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풍조 때문이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로 나타났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생명문화 환경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수많은 생명운동 단체들이 ‘한 사람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왔지만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생명적 문화는 팽배하고 있어 이를 막기위한 배전의 사회적인 연대노력이 절실하다고 보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 단체의 활동 내용과 목표는 무엇인가?

“2019년까지 하루 평균 38명의 자살자 수를 19명인 절반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생명2019’ 비전을 제시하고 세 가지 실천과제를 설정해 활동한다. 우선 생명문화 창달을 위한 정책대안 제시와 함께 제도개선을 위한 각종 정책토론회와 포럼을 개최한다. 또 생명문화 운동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묵묵히 생명운동을 전개해 온 단체들을 후원하는 지원 활동을 펼친다. 마지막으로 생명문화 운동을 확산시키고 생명공동체 회복을 위한 생명운동 지도자들을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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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사랑행복드림이양성교육’이란 어떤 것인가?

“지방자치단체가 자살 고위험군, 즉 독거노인과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자살예방집중관리를 지도하도록 하는 촉진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생명2019’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보건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의 조직과 재능, 시간 기부를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이들에게 생명교육을 통해 생명지도자를 양성한 이후 이들이 자살 고위험군 대상자들에게 접근하여 대화, 상담 등을 하며 자살률을 줄이자는 것이다”


- 지난 6월 강원도 고성군과 체결한 ‘생명2019’ 협약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

“강원도, 그리고 강원도 중에서도 고성군은 자살률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2013년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강원도 자살자수는 587명(10만명에 3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중 고성군의 2013년 기준 자살증가율은 76.6%로서 2012년의 20.1%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 주도적인 자살예방정책도 필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생명존중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생명문화와 같은 민간주도의 자살예방교육, 캠페인 등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을 돌보며, 소통함으로서 지역공동체가 건강해지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명존중, 생명사랑의 지역 사회로 변화할 것으로 본다”


- 지난해 3월 경기도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으로 위촉됐다. 생명존중과 연관이 있는가?

“물론이다. 자원봉사와 생명문화운동의 연결고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외형적 발전으로 급격한 성장, 발전과정에서 계층·이념·지역·세대 간 갈등에 노출되어 있고 특히 사회·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계층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과도한 사회갈등은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그 결과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폐해를 낳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균형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인 갈등지수를 낮추어야 한다. 자원봉사지수와 사회갈등지수는 대립관계이다.

그리고 아직도 한국의 자원봉사지수는 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뒤처져 있고 전문화가 되어있지 않다. 자원봉사와 생명운동의 연결성을 찾아야 한다”


- 평생을 ‘사회교육’과 ‘평생교육’에 주력했다.

“초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을 역임하면서 평생교육에 관심이 늘 많았다. 평생교율이란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을 제외한 학력보완, 성인기초·문자해독, 직업능력 향상, 인문교양, 문화예술,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 비조직적 교육활동을 통칭한다. 즉, 한 개인이 엄마의 태내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필요한 때 자신의 학습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형식적·비형식적·무형식적 교육활동이다.

고령화 사회, 지식기반사회로 인해 개인에게는 삶의 질을 높이며 지역사회는 재생(再生), 재구조화를 지향한다. 또 국가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다”


- ‘평생교육’의 방향은 무엇인가?

“평생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학습휴가제’를 실시해야 한다. 공무원이나 회사원, 근로자 등 누구나 직무 관련 학습을 원하면 유급 학습휴가를 실시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또 평생교육사가 중요성이 재인식 되어야 한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바로 공무원 직렬에 사회교육 주사를 넣어 실시하고 있고 지금까지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한국이 평생학습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학습참여율을 높이고 학습동아리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권장해야 한다. 청주시와 남양주시가 그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학습마을 만들기, 학습아파트 만들기 사업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내가 거주하고 있는 마을을 행복학습 마을과 아파트로 조성하는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NGO의 역할에 충실하여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생명운동가를 양성하며 전 국민적 운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생명문화의 비전인 ‘OECD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고 생명지킴이(gate-keeper) 10만 명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 등을 통해 생명지킴이 10만 명을 양성하면 한국사회는 생명이 아름답게 자라는 생명한국이 될 것이라도 믿는다”


▶ 박인주 생명문화 상임대표
아주대학교 대학원 평생교육학 박사과정 수료 / 흥사단 이사장 /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 / 청와대 사회통합수석 / 강원대학교 초빙교수 /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


[YTN PLUS] 사진 정원호 / 취재 공영주,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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