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는 제철 생선회 ④ 감성돔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는 제철 생선회 ④ 감성돔

2015.01.22. 오후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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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돔(양식 가능)

일반인에게 있어 감성돔은 도미(참돔)과 견줄만한 아니 그 이상의 고급횟감으로 인식되고 있다.

횟집에서 다루는 가격만 봐도 그렇다. 참돔회보다는 1~2만 원을 주고 먹어야 하는 감성돔. 그러나 대부분 양식이고 그중에서도 중국산이 많다 보니 자연산 감성돔을 맛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감성돔은 낚시꾼들에게도 환상의 물고기로 꼽힌다.

바다의 왕자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애착이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뻥치기 불법 조업으로 무분별하게 잡아간 탓에 개체 수가 다소 줄었다.

그 때문인지 이제는 감성돔 한 마리 잡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갓 낚은 감성돔은 은빛 광채가 나"

뭐니뭐니해도 자연산 감성돔은 맛을 보기 전, 외형으로도 시선을 압도하는 매력이 있다.

은빛을 번쩍이며 수면에 모습을 드러낼 때 설레는 낚시꾼들이 얼마나 많던가? 회를 떠보면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다.

근육 곳곳에 퍼진 검은 실핏줄로 인해 거무튀튀해 보이는 양식 감성돔과는 시각적인 모습부터 다르다.

외형도 차이가 있다. 특히, 중국에서 들어온 양식 감성돔은 전반적으로 채색이 짙고 배 쪽은 누리끼리하다.

어두운 수조에 여러 날을 지내니 그 환경에 보호색을 띤 것이다. 실제로 자연산 감성돔 중에서도 붙박이는 거뭇거뭇하다.

반면에 갯바위 주변을 회유하는 감성돔은 밝고 희미하게나마 줄무늬가 보이기도 한다. 동해의 모래사장에서 낚이는 감성돔은 그보다 더 밝은 은색이다.

이렇듯 감성돔은 주변 환경에 따라 자기 색을 바꾼다. 산지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나며 여기에는 '맛'의 비밀도 숨어 있다.

필자는 동, 서, 남해에서 나는 자연산 감성돔을 모두 맛봤지만, 그중 으뜸은 남해산이었다.

여수, 완도, 그리고 통영에 이르는 남해가 가장 나았고 그다음이 동해와 서해 순이다.

5~6월은 산란기인 탓에 제철은 늦가을부터 겨울이 가장 맛있다.

2월까지는 감성돔의 지방이 알이나 정소로 가지 않아 배지근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3월부터는 지방이 차츰차츰 빠지기 시작하며 5월이면 대부분 암컷으로

성전환한 감성돔의 배가 알로 볼록해진다. 전에도 말했지만, 임신한 생선은 횟감으로 매력이 없고 산란을 마친 생선도 살은 홀쭉하고 푸석해져 맛이 없다.

그래서 '오뉴월 감성돔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나돌지 않았을까?

FTV=김지민(‘입질의 추억’ 운영자,slds2.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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