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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기(양식 안 함)
열기는 억울하다. 옆집 볼락과 늘 비교가 되며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하니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맛을 보면, 열기는 볼락보다는 한 수 아래다. 살이 약간 무르다는 평가가 있고 고소한 맛도 볼락만큼 특출나지 않아 언제나 '볼락 대신'이라는 인식이 따라 붙는다. 열기로서는 이만저만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름도 그렇다. 볼락과 닮은 탓에 사람들은 열기를 볼락으로 불러주지만, 진짜 볼락이 아니 열기는 열등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볼락'으로 불리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말이다. 표준명은 '불볼락'으로 따로 있지만, 잘 불리지 않는다.
이름이 비슷해 볼락과 혼용해 불리지만, 맛과 가격 면에서는 차이가 나므로 볼락과 열기(불볼락)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어디까지나 '맛과 가격'이라는 점에서지만, 사실 이 두 어종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가까운 관계이다.
두 어종은 쏨뱅이라는 조상을 두면서 사촌 팔촌 관계이니 학계에서는 이들 어종을 '쏨뱅이목 양볼락과'라 규정했다.
양볼락과 집안의 공통점은 키가 작고 성장 속도도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대형 우럭과 띠볼락, 그리고 위에 소개한 붉은쏨뱅이는 60cm가 넘도록 성장하므로 이 가문의 체면을 지켜주고 있지만, 열기와 볼락은 이들 집안의 평균 키를 깎아 먹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안쓰럽다.
작고 아담한 크기로 인해 양식어로서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남도지방을 제외한 내륙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어종의 훌륭한 맛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
어부와 낚시꾼들에게는 변덕이 심한 어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상과 주변 환경에 예민하니 일단 줄줄이 낚이면 대장쿨러가 찰 만큼 호조황을 보이면서도 일단 바람이 터지고 파도가 높아지면, 활동을 멈추고 서식지에서 은둔 생활에 들어가 빈작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
그런 열기를 일단 잡아서 회를 치면 말캉말캉한 속살이 주는 깨끗하고 담백한 맛에 열기 낚시를 또 하게 된다.
회도 회지만, 한번에 많은 양을 잡아들일 수 있으므로 한 달 치 반찬 장만이 손쉬운 편이다.
회는 철저하게 활어회 중심으로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열기는 크기가 작아서 장시간 숙성 회로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
열기의 최고 장점인 '차진 식감'이 숙성으로 쉬 물러지기 때문이다. 제철은 12~4월.
FTV=김지민(‘입질의 추억’ 운영자,slds2.tistory.com)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열기는 억울하다. 옆집 볼락과 늘 비교가 되며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하니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맛을 보면, 열기는 볼락보다는 한 수 아래다. 살이 약간 무르다는 평가가 있고 고소한 맛도 볼락만큼 특출나지 않아 언제나 '볼락 대신'이라는 인식이 따라 붙는다. 열기로서는 이만저만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름도 그렇다. 볼락과 닮은 탓에 사람들은 열기를 볼락으로 불러주지만, 진짜 볼락이 아니 열기는 열등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볼락'으로 불리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말이다. 표준명은 '불볼락'으로 따로 있지만, 잘 불리지 않는다.
이름이 비슷해 볼락과 혼용해 불리지만, 맛과 가격 면에서는 차이가 나므로 볼락과 열기(불볼락)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어디까지나 '맛과 가격'이라는 점에서지만, 사실 이 두 어종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가까운 관계이다.
두 어종은 쏨뱅이라는 조상을 두면서 사촌 팔촌 관계이니 학계에서는 이들 어종을 '쏨뱅이목 양볼락과'라 규정했다.
양볼락과 집안의 공통점은 키가 작고 성장 속도도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대형 우럭과 띠볼락, 그리고 위에 소개한 붉은쏨뱅이는 60cm가 넘도록 성장하므로 이 가문의 체면을 지켜주고 있지만, 열기와 볼락은 이들 집안의 평균 키를 깎아 먹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안쓰럽다.
작고 아담한 크기로 인해 양식어로서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남도지방을 제외한 내륙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어종의 훌륭한 맛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
어부와 낚시꾼들에게는 변덕이 심한 어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상과 주변 환경에 예민하니 일단 줄줄이 낚이면 대장쿨러가 찰 만큼 호조황을 보이면서도 일단 바람이 터지고 파도가 높아지면, 활동을 멈추고 서식지에서 은둔 생활에 들어가 빈작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
그런 열기를 일단 잡아서 회를 치면 말캉말캉한 속살이 주는 깨끗하고 담백한 맛에 열기 낚시를 또 하게 된다.
회도 회지만, 한번에 많은 양을 잡아들일 수 있으므로 한 달 치 반찬 장만이 손쉬운 편이다.
회는 철저하게 활어회 중심으로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열기는 크기가 작아서 장시간 숙성 회로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
열기의 최고 장점인 '차진 식감'이 숙성으로 쉬 물러지기 때문이다. 제철은 12~4월.
FTV=김지민(‘입질의 추억’ 운영자,slds2.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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