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직기증 수혜자 스토리] 전신 화상 가족, “새 삶을 꿈꾸다”

[인체조직기증 수혜자 스토리] 전신 화상 가족, “새 삶을 꿈꾸다”

2015.11.30.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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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조직기증 수혜자 스토리] 전신 화상 가족, “새 삶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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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어 닥친 화마(火魔)로 전신 화상을 입은 일가족이 피부조직을 이식받아 희망을 되찾았다.

지난 9월 박진우(가명·33) 씨가 벌초를 하기 위해 준비한 제초기에서 소량의 기름이 새어나왔다. 흘러나온 기름에 작은 불씨가 붙어 집에 있던 박 씨 등 일가족 3명이 큰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 운전을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박 씨는 양쪽 상지와 하지에 각각 심재성 2도와 3도 화상을 입어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됐다.

박 씨의 부인 김명애(가명·31) 씨와 이들 부부의 아이 수진(가명·2) 양은 전신의 약 45%에 달하는 전신 화상을 입었다.

당시 수진 양의 주치의는 “특히 아이의 화상 부위가 넓고 나이도 너무 어려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화상 부위를 방치하면 공기 중 세균 감염으로 패혈증이 생겨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이 될 때 까지 계속 성장하는 수진 양의 경우 화상을 입은 부분의 피부는 굳어있으므로 지속적으로 피부를 늘려주는 ‘피부이식술’이 필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피부의 진피와 피하지방이 손상돼 피부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웃음을 잃은 박 씨 가족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된 것은 누군가가 기증한 피부조직이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사회공헌 사업인 ‘천사의 선물’ 수혜자로 박 씨 가족을 선정해 수술비와 피부 이식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화상 초기 치료인 급성기 수술을 마친 박 씨 가족은 현재 요양병원으로 옮겨 다음 수술을 기다리는 중이다.

사고 이후 성치 않은 몸으로도 아내와 아이를 돌보는 데 전념하고 있는 박 씨는 “두렵고 막막했던 우리의 삶이 누군가의 기증으로 ‘또 다른 시작’이 됐다”며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족과 웃으며 살길 꿈꾼다”고 말했다.

또 박 씨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나 뿐 만 아니라 자식과 아내까지 화상을 입어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이렇게 모든 가족이 이식을 받아 기적이라 생각한다”며 “남은 수술을 잘 받고 재활치료까지 무사히 마쳐서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인체조직기증본부는 앞으로도 기초 수급 대상인 박 씨 가족의 치료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사의 선물’은 질병이나 장애로 고통 받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환자들을 돕는 한국인체조직기증본부의 캠페인이다.

YTN PLUS (healthpluslif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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