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표예진 "도전할 거리 많았던 '낮에 뜨는 달', 안 할 이유 없었죠"

"'낮에 뜨는 달' 대본을 받았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도전할 것도 많고 글도 너무 재미있었죠. 배우라는 직업은 한 가지이지만, 내가 해본 것만 하는 직업이 아니잖아요. 어떤 인물을 창조했을 때 재미있어요. 계속 새로운 걸 꿈꿔요."

배우 표예진 씨가 드라마 '낮에 뜨는 달'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해낸 것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공간을 오가는 1인 2역에 처음 도전하며,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그는 다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멈춤 없이 달려간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표예진 씨를 만났다. ENA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 종영을 이틀 앞둔 이날, 그의 얼굴에는 시원섭섭함이 가득했다. 그는 "정말 더울 때부터 열심히 찍은 작품인데, 방송은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개인적으로 오래 기억될 작품이라 애정이 남다른데 마지막까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낮에 뜨는 달'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사랑하는 연인에게 살해당한 뒤 시간이 멈춰버린 남자와, 전생의 기억을 잃고 한없이 흘러가버린 여자의 위험하고 애틋한 환생 로맨스를 그린다. 표예진 씨는 극중 한리타·강영화 역을 맡아 데뷔 이래 첫 1인 2역에 도전했고, 각 인물에 완벽히 동화된 열연으로 호평받았다.

극중 한리타와 강영화는 각각 가야의 귀족, 현대의 소방대원으로 시간적 배경과 신분이 달랐던 것은 물론, 각자가 처한 상황과 감정의 진폭까지 폭넓게 소화해야 했기에 준비해야할 것이 특히 많은 역할이었다. 그럼에도 표예진 씨는 작품을 선택할 때의 기준 중 하나는 '도전'이라며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대본도 너무 재미있었고, 제가 도전할 것도 많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라며 "그런 작품을 선택하고 연기를 하는 제가 좋고, 이 직업을 많이 좋아하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은 하나지만, 해본 것만 하는 직업이 아니지 않나. 작품에서 어떤 인물을 창조했을 때 재미있고, 계속 새로운 걸 꿈꾼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두 인물 중 강영화는 소방대원 출신 경호원으로 등장한다. 방송 초반 표예진 씨는 현장에 출동하는 모습부터, 소방서를 방문한 톱스타 한준오(김영대 분)에게 CPR 시범을 보이는 장면, 예기치 못한 사고로 강에 빠지는 그를 구하는 장면까지 소방관의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을 다수 소화해야 했다.

표예진 씨는 "소방학교에 가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보통 하는지 여쭤봤고, 설명도 들었다. 체격으로는 크게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아서 옷을 털털하게 입으려고 했고, 헤어스타일에도 무심한 편임을 표현하기 위해 파마를 했다. 소방관을 묘사하는 부분이 길게 나오진 않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수중촬영도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임했다고. 그는 "강영화의 직업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신이라 잘 해내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다. 접영까지 배웠는데 한참 전이라 미리 다이버분들을 만나 수중 액션을 연습했다. 준비를 미리 하고 가니까 촬영할때 훨씬 낫더라. 힘들었던 만큼 보람있게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여러 도전 과제가 있었지만, '낮에 뜨는 달'에서는 세밀한 감정 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1500년 전부터 시작된 오랜 인연과 환생, 한(恨)이라는 여러 주제를 담아 표현해 내야 했기 때문. 표예진 씨는 감정의 고저에 대해 표민수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상대 역을 맡은 김영대 씨에게 도움을 받은 부분도 많았다고 전했다.

표예진 씨는 "영대는 장난기가 많지만 의외로 정말 힘든 촬영이 있을 때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해내는 스타일이라 든든했다. 영대가 괜찮다고 해주면 의지가 됐고, 저도 덩달아 잘 버티게 되더라. 편안했다. 중반부터는 진짜 도하처럼 보였고, 전우애가 생겨서 촬영하면서 실제로 친해져도 (러브라인이) 민망하거나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려울 때는 선배 연기자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표예진 씨는 "드라마 VIP를 통해 만난 장나라 언니와 계속 친하게 지낸다. 항상 무슨 일이 있으면 고민 상담도 하고 수다도 많이 떠는데 그런 선배가 있다는 게 너무 소중하다. 언니가 조언을 많이 해주고 중간중간 응원도 계속해 줬다. '낮에 뜨는 달' 1회 방송을 보고 '너무 잘했다. 잘 봤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는 놀이공원 신을 꼽았다. 도하가 강영화를 걱정하며 계속 따라다니는 모습이 코믹하게 표현된 신이다. 표예진 씨는 "저희가 밝게 찍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는데, 남들처럼 평범한 한때를 보내는 유일한 신이었다.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고, 화면에도 예쁘게 담겨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낮에 뜨는 달' 촬영을 마친 표예진 씨는 이미 차기작인 티빙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촬영에 돌입했다. 그는 "지금 촬영 중인 작품을 내년까지 찍을 것 같은데 끝까지 잘 찍어서 방송을 잘 내보내는 게 내년의 목표다. 올해는 계속 일을 하며 보냈는데, 되돌아보니 저를 조금 더 잘 챙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휴식의 중요성도 많이 깨달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낮에 뜨는 달'은 지난 14일 14회(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도하가 오랜 한을 풀고 천도하고, 강영화는 도하가 지켜준 삶을 고맙게 여기며 남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말미에는 환생한 두 사람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가 과거의 인연을 모르고 다시 운명적으로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사진제공 = 시크릿이엔티/ENA]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