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터뷰①] '컬투쇼' 김태균 "마이크 앞에만 앉으면 딱 좋아요"

[R:터뷰①] '컬투쇼' 김태균 "마이크 앞에만 앉으면 딱 좋아요"

2021.11.06.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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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디즈니 플러스까지 흥미로운 플랫폼이 넘치는 세상입니다. 그래도 고된 출, 퇴근길을 지켜주고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어주는 플랫폼은 여전히 라디오가 아닐까요. 누군가의 하루를 가까이에서 함께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더 좋은 음악을 고르고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려는 제작진, DJ의 노력을 YTN star가 [R:터뷰]를 통해 응원합니다.

"저는 꿈이 DJ였거든요. 매일 방송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인데, 스튜디오 출근하기까지가 귀찮다가도 마이크 앞에만 앉으면 좋아요. 방송이 시작되는 순간 딱 좋아요."

오후 2시 사무실에서 누군가가 이어폰을 끼고 갑자기 웃음을 터트린다면, 수업 중 교실에서 조용히 누군가 고개를 숙이고 허벅지를 꼬집고 있다면,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를 듣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매일 오후 한바탕 웃음을 주는 '컬투쇼'를 16년째 지키고 있는 DJ 김태균은 "방송은 재미있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컬투쇼'만 한 사연 맛집도 없다. '컬투쇼'에서 10만원 평가를 받은 레전드 사연을 모은 영상이 수년째 대단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유독 이 프로그램에 웃긴 사연이 많이 모이는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기발한 사연들로 꽉 차있다. '대박 사연'들이 모이는 힘이 뭐냐고 물으니, 김태균은 "상품이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컬투쇼'만큼 사연을 맛있게 살려주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걸 오랜 청취자들은 잘 알고 있다. 여성 성대모사에 특화(?)된 김태균은 나이대에 맞춰 목소리를 미묘하게 바꾸며 사연을 읽는다. 그런 사연 낭독의 맛을 아는 청취자들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일화들을 '컬투쇼'에 과감히 공개한다. 김태균은 "재미있는 사건이 주위에서 벌어지면 '컬투쇼'를 떠올리게 된다고 하더라"며 뿌듯함을 표현했다. 이어 "사연을 보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청취자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16년 간 한결 같이 유쾌한 사연들, DJ 김태균의 자리를 제외하고는 '컬투쇼'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가장 최근에 겪은 변화는 2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북적거리던 '컬투쇼' 전용 스튜디오의 방청석이 텅 비어버린 것. 김태균은 "방청객이 없는 방송이 처음엔 어색했다. 스튜디오가 적막하고, 뭐라고 말을 해도 현장 리액션이 없으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방청객이 와야 방송이 더 재미있다"며 아쉬움을 재차 강조했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작되면서 '컬투쇼' 역시 방청객 입장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방청 재개를 소망하는 '컬투쇼' 팬들의 목소리도 높다. 김태균은 "나는 매일 같은 방송인 것 같지만, 방청객들은 현장에서 날 처음 보는 거니까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을 때 너무 행복하다.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게 된다"며 "방청객들이 다시 올 날이 너무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방청객이 다시 들어오는 첫 날 울컥할 것 같다. 제일 먼저 '보고 싶었다'고 말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빈 자리는 방청석뿐이 아니다. 오랜 짝꿍이었던 정찬우가 방송 활동을 중단하면서 김태균은 여러 후배 방송인들과 '컬투쇼'를 만들어가고 있다. 초반에는 배우 조정석 김성령 공효진 박보영 등 스페셜DJ들의 도움으로 빈 자리를 채웠고, 최근에는 신봉선, 문세윤, 황제성 등이 돌아가며 '컬투쇼'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균은 "함께 해주고 있는 동생들에게 고맙다"며 "고정으로 호흡을 맞추는 게 아니니까 재미가 덜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는데, 호흡이 점점 잘 맞아가더라"고 이야기했다.

공석이 생긴 후, DJ석의 주인은 여전히 김태균 한 명뿐. "홀로서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라디오에 이어 지난 5월 공연 무대에도 홀로 섰다. 오랫동안 그룹으로 호흡을 맞추다 혼자 책임을 진다는 게 부담이 될 법도 한데, 김태균은 "이 자체를 즐기면 그만이더라"고 덤덤히 말했다.

'부동의 청취율 1위'라는 타이틀이 사라진 것도 씁쓸하지만 16년 간 '컬투쇼'에 일어난 변화 중 하나다. 정작 김태균은 "이렇게 유지하고 있는 것도 고맙다. 주말 청취율은 압도적인 1위"라며 청취자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주말 청취율 1위라는 건 일상에 맞춰 습관적으로 듣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쉴 때 찾아듣는 프로그램이라는 걸 의미한다. 이에 김태균은 '찾아들어주는' 청취자들에게 더욱 감사하다고.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10대 청취자들이 늘어난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김태균은 "초등학생, 중학생 청취자들이 '재미있게 듣고 있어요'라는 문자를 보내주면 참 좋다. 어린 친구들과 소통하는 게 재미있다. 그들은 점차 자라니까 적금을 들어둔 기분"이라며 유쾌하게 웃어보였다.

라디오 DJ가 꿈이었지만, 그 역시 16년 동안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하루 하루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김태균은 10년 뒤에도 '컬투쇼'를 하고 있을 것 같다는 진부한 약속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대신 "다시 한 번 1위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다시 한 번 청취율 1위를 해보면 참 좋겠죠. 매번 열심히 하니까 또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대하고 있기도 해요."

[사진제공 = SBS]

YTN star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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