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①] 유튜브 속 개그맨 채널 약진, 그럼 ‘개콘’은 왜 망했죠?

[Y기획①] 유튜브 속 개그맨 채널 약진, 그럼 ‘개콘’은 왜 망했죠?

2021.05.28.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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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현재 tvN ‘코미디 빅리그’를 중심으로 다수의 버라이어티에서 활약 중인 이용진의 발언이다.

그의 발언처럼 현재 개그맨들이 설 자리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미 지상파 3사(MBC, KBS, SBS)에서 공개 코미디 무대는 차례로 사라지고 있고 이들이 활약하던 대학로 무대는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을 이어갈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이 같은 개그맨들의 위기감은 지난 해 6월 KBS2 ‘개그콘서트’가 막을 내리면서 더욱 심해졌다. 결국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오던 공개 코미디 무대가 끝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에 젊은 개그맨들은 개그를 그만두거나 혹은 ‘코미디 빅리그’로의 진출을 꾀하는 등의 방식을 택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그동안 지상파에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콩트 및 버라이어티 형식의 콘텐츠를 생산해 인기를 구가 중이다.

대표적인 채널이 바로 피식대학이다. SBS 공채 출신인 김민수, 정재형, 이용주가 의기투합해 만든 채널이다. 초창기 몰래 카메라 콘텐츠 등이 주를 이루다가 최근에는 ‘한사랑 산악회’, ‘05학번 이즈 백’, ‘비대면 데이트’ 등의 장기 콘텐츠를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이에 이 채널은 최초 개설된 지 2년여 만에 121만명 구독자를 확보했다.

특히 한사랑 산악회 콘셉트를 활용해 다양한 웹 예능 및 홈쇼핑 등에 출연 중이며 최근에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도 출연했다. 이른 바 역수입이 된 셈이다.


또한,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곽범과 이창호가 개설한 ‘빵송국’도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드라마에 꼭 나오는 장면’ 시리즈로 반응을 이끌어 낸 두 사람은 현재 매드몬스터 세계관을 구축하며 Mnet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하는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같은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조충현은 성대모사를 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하는 콘텐츠로 구독자 50만 명을 돌파했다. 오로지 본인의 성대모사 재능만으로 이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이어 KBS 공채 출신 개그맨 장윤석, 임종혁이 개설한 낄낄상회도 지난해 1월에 최초 개설돼 2021년 5월 현재 117만명을 돌파하고 있다.


이처럼 개그맨들의 유튜브 진출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과거 ‘개콘’, ‘웃찾사’가 망해가던 시절을 생각하면 이들의 성과는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던 그 프로그램들은 왜 문을 닫아야 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 한 예능 PD는 “유튜브가 그만큼 자유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소위 ‘민감한 소재’를 다루기가 어렵다. 우선 공개 코미디에서는 PD 선에서 당연히 커트 되는 소재들이 유튜브에서는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개그맨들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예능계 인사는 “최근 젊은 개그맨들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의 성공은 이들의 창의성을 막아온 제약들이 방송가에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시청률 때문에 반응이 바로 바로 오지 않는 코너는 내려버린다거나 유명 개그맨에 지나치게 의존했기 때문에 젊은 개그맨들이 지상파 방송에 나오더라도 성장할 기회를 같이 못했다. 지금 유튜브서 성공한 개그맨들도 꽤 연차가 있다는 점이 이를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상파를 비롯한 종합편성채널들은 코미디 프로그램보다는 음악 방송, 한 술 더 떠 트로트 외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새다. 그 사이에 이 젊은 개그맨들은 TV가 아닌 유튜브에서 자라나고 있다. 그 곳에서 화제가 된 개그맨들을 다시 TV에 출연시키기 위해 섭외 전화를 돌릴 때 과연 ‘방송국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진다.

YTN Star 곽현수 기자(abroad@ytnplus.co.kr)
[사진제공=Mnet 화면 캡처, 임종혁 인스타그램, 김민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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