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김태리 "부담보단 설렘"...韓 최초 우주 SF '승리호'는 어떻게 탄생했나(종합)

송중기·김태리 "부담보단 설렘"...韓 최초 우주 SF '승리호'는 어떻게 탄생했나(종합)

2021.02.02. 오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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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하면 할리우드 영화에 많이 길들여져 있고, 익숙하지 않나. 우리 영화는 한국적이며 이를 잘 보여준 것 같다. '승리호' 이후 한국에서 나올 우주 SF 영화가 기대된다."(배우 김태리)

2일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 프레스 컨퍼런스가 온라인 생중계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조성희 감독이 참석했다.

2092년을 배경으로 한 '승리호'는 돈 되는 일이면 뭐든지 하는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의도치 않게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송중기는 "2092년에 승리호에 살고 있는 지질하고도 오합지졸인 네 명에 대한 이야기다. 정의도 없지만 특별한 사건을 거치면서 지구를 구하는 SF 활극"이라고 소개했다.

24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 '승리호'는 최초의 한국형 우주 SF 블록버스터로 주목 받았다.

조성희 감독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다른 영화에 비해 정말 많았다. 저와 배우 스태프 모두 상상력이 필요했던 현장이었다.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나올 것인가' 기대하면서 촬영에 임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국사람이 한국어로 이야기하는데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그리면서, 둘 사이 위화감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 여기에 우주 공간에서 빛이 물체에 닿는 느낌과 속도감을 맞추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초라는 수식어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자 송중기는 "부담보다도 개인적으로 기대한 점이 많았다. 어린이가 된 것 같은,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설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태리 역시 "SF 영화하면 할리우드 영화에 많이 길들여져 있고, 익숙하지 않나. 우리 영화는 한국적이며 이를 잘 보여준 것 같다. '승리호' 이후 나올 SF 영화가 기대된다. 시작 지점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힘을 합해서 촬영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라고 답했다.

배우들은 신선하고 탄탄한 시나리오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

송중기는 "10년 전 '늑대소년' 촬영할 때 감독님으로부터 '이런 영화를 준비한다'고 듣고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10년 뒤 실제로 제안을 주셨다. '마음 속에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나리오를 읽은 건 사실이다. 10년 전 들었을 때도 충격적이고 신선한 이야기였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계기를 말했다.

김태리 역시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감독님이 이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뢰감이 있었다"라고 했고, 진선규와 유해진 역시 "영상하는 과정에서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구체적인 시나리오에 놀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캐릭터 구성도 흥미롭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김태리),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까지 개성 강한 선원들로 구성됐다.

송중기는 "UTS에서 에이스 기동대로 살다가 특별한 이유로 나오게 되는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조성희 감독님과 두번째 작품인데 (제게) 한 번도 멋있는 역할 준적 없다. 이번에는 기름을 묻히고 '늑대소년'에는 흙을 묻혔다. 그래도 내면적으로 퓨어하고 말끔한 캐릭터라 조성희 감독 작품을 좋아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처음에 (시나리오 속) 태호를 보고 자포자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삶의 모든 걸 다 내려놓은, 아무 생각도 없고 정체돼 있는 인물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촬영할 때 저의 실제, 송중기의 마음 상태와 태호가 비슷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김태리는 "우주 해적단의 선장이었다. 해적단이 몰살당하고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꾸린 팀이 승리호다. 가슴 속에 무언가를 품은 채 쓰레기를 주으러 다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장선장과 하나도 안 닮았다. 저는 좀 정리되지 않은 맛이 있는데 장선장은 카리스마 있다. 세 분에게 소리치는 장면도 있고 연기하면서 짜릿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인물이다. 힘들고 거친일을 하지만 마음만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 승리호를 담당하는 살림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진선규는 "고온과 수중기 속에서 연기를 했어야 했는데, 그 공간이 항구에 정박돼 있던 실제 엔진실이었다. 엔진 소리 때문에 저뿐 아니라 스태프 감독님 사이 소리가 안 들렸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로봇 업동 역할을 맡아 모션 캡처 연기에 도전한 유해진은 "인간적인 면이 있는 로봇 같다. 수다도 많이 떨고 귀여우며 꿈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면서 "모션 캡처의 경우,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같이 했던 배우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리호'는 한국형 우주 SF 블록버스터와 송중기, 김태리 등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극장가 텐트폴 대작으로 꼽혔지만 바이러스의 거듭된 확산으로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다.

송중기는 "저희의 일이 상업예술을 하는 것이고 하루빨리 대중과 스킨십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넷플릭스 공개에 감사하다"라고 했고, 김태리는 "아쉬움도 있지만 관객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고, 우리 영화의 사운드를 키워서 봐주시면 훨씬 실감나게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성희 감독은 "저 역시 아쉬움보다는 설렘과 감사한 마음이다. 전세계 많은 국가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가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구나'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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