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대탈출’ 시리즈 정종연 PD “강호동, 방송밖에 모르는 천생 예능인”

[Y터뷰②] ‘대탈출’ 시리즈 정종연 PD “강호동, 방송밖에 모르는 천생 예능인”

2020.06.11.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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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세트와 치밀하고 디테일한 장치, 출연진의 자유 의지로 이끌어가는 스토리까지. 기존 예능과는 다른 문법으로 마니아층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tvN ‘대탈출3’가 지난 7일 종영했다.

‘대탈출’ 시리즈는 초대형 세트에서 출연진이 호흡을 맞춰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출연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시즌2 ‘무간교도소’ 편에서는 출연진이 탈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대탈출’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확장된 세계관과 함께 스토리에도 힘을 주며 깊이 있는 서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전에 없던 예능 장르로 본인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대탈출3’의 정종연 PD를 만나 프로그램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2년째 멤버 변화 없이 동일한 구성으로 함께하고 있다. 시즌이 거듭하며 멤버들도 진화했을 것 같은데 가장 변한 멤버가 있다면?

정종연 : 김종민이 가장 많이 변화했다. 김종민이라는 예능인은 유니크하다. 그가 가진 이미지가 모든 예능에서 연결될 정도로 일관성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대탈출’에서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김종민은 게임에 푹 빠져서 게임을 잘하고 즐기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Q. 멤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종연 : 서로가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 더 돈독하고 녹화가 아니라도 자주 봤으면 좋겠다. ‘신서유기’ 같은 프로가 가진 멤버십의 시너지가 있다. 이들 사이에서 재미가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다. 우리 멤버들 역시 조금 더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방송 부분에서 신경 써야 하는 건 이미 강호동이 잘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호동이 프로그램에 과몰입한다고 하지만, 사실 강호동만큼 방송이라는 상황을 잊지 않는 방송인이 없다. 그의 아이디어로 연출과 촬영 여건이 좋아진 부분도 많다. 어떤 상황에서든 카메라 구도까지 신경 쓸 정도로 방송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Q. 앞선 시즌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이 쌓였다. 당시와 지금 차이가 있는 점이 있다면?

정종연 : 문제 풀이를 중심으로 끌고 가기에는 재미의 요소를 다채롭게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가 풍부하게 감싸줘야 한다고 생각해 스토리 성을 강화한 이유다. 그러나 양가적인 부분도 있다.

출연진이 실제로 고민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리얼리티적인 요소도 중요한데 스토리가 이런 부분을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 그 사이에서 균형감을 맞추는 게 과제라는 생각이다. 지금은 멤버들조차 즐기고 있기 때문에 반응은 좋다.

다만 출연진이 즐기는 것을 넘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출연진의 자유의지와 자유 감정을 차단하지 않고 스토리를 강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Q. 코로나 때문에 3주간 휴방하기도 했었다. 힘들지는 않았나?

정종연 : 한창 심할 때는 보조출연자도 줄였다. 확진자가 한 자릿수일 때 나머지 녹화분을 모두 촬영해 놨다. 코로나 한창일 때는 전체적인 촬영장 분위기도 다운됐고 녹화하면서도 걱정이 많았다. 그런 환경에서 풀어나가야 하는 건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Q. 프로그램 연출에 있어 개인적인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종연 : 어느 팀이나 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비용적인 측면에 대한 생각을 한다. 제작비를 더 많이 쓸 수 있다면 작가도 많이 쓰고, 연출도 더 신경 쓰고, 촬영도 오래 할 것이다. 제작비가 프로그램 질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Q.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정종연 :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 다만 내년에 시즌 4로 무조건 돌아올 것이다. 시청자와 약속 했으니까 해야 한다. 아마도 올해랑 비슷한 스케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Q. 추리나 두뇌 플레이를 위주로 한 개성 있고 마니아적 장르 성향의 예능을 주로 제작해왔다. 변형·변주하거나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정종연 : 갈등적인 요소처럼 보통 예능 속 웃음보다는 다른 요소를 좋아한다. 경쟁 프로를 많이 했던 이유다. 사실 경쟁도 육체보다 머리를 쓰는 게 제작비도 적게 든다.(웃음)

실제로 내가 겪으면 불쾌한 스릴, 공포, 부조리 같은 소재가 콘텐츠로 보면 재미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행복하고 웃긴 것만 재미만 아니고 슬픔, 스릴이 콘텐츠를 통하면 재미가 되는 것이다. 그만큼 재미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예능 시장에서 웃음과 공감 이외에 다른 재미있는 걸 해보고 싶은 이유다.

Q. 예능 이외에 다른 콘텐츠 욕심은 없는지?

정종연 : 다방면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머릿속으로 생각은 하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 연출보다는 대본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한 번쯤 해보고 싶다.(웃음)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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