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③] 오정세 "임상춘 작가에 '동백꽃' 쓴 이유 물으니..."

[Y터뷰③] 오정세 "임상춘 작가에 '동백꽃' 쓴 이유 물으니..."

2019.11.27.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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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정세가 임상춘 작가를 극찬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처에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종영 인터뷰를 위해 오정세를 만났다.

앞서 종영한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 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인 23.8%(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정세는 극중 찌질하지만 귀여운, 반전 매력의 사나이 ‘노규태’ 역을 맡았다. 차기 군수를 꿈꾸며 허세를 부리지만 변호사 아내(홍자영)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인물이다. 고작 땅콩 때문에 삐뚤어지고, 반면 작은 관심에도 분이 넘치는 응대를 하며 측은지심을 유발한다. 동백(공효진)에게는 거부 당하고, 황용식(강하늘)에게 밀리고, 향미(손담비)에게는 이용 당했다. 극 말미에는 아내를 향한 마음을 뒤늦게 깨닫고, 이혼 후 발을 동동거리며 사랑 고백을 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변 소장(전배수)과 용식의 손을 잡고 코난처럼 수사를 벌여 '까불이'를 잡는 데 일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오정세는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며 "그래서 과연 이걸 내가 잘 구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앞섰다"고 전했다.

이어 "대본 속 '행동 지시'가 적힌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 원래 행동만 하는 건데 그걸 다 살려서 대사화한 적도 있다. 그게 더 디테일이 살아서. 이번처럼 세세하고 완벽한 연기 지시가 담긴 대본이 저는 더 좋다. 디테일을 표현하려면 분명 스트레스는 있지만, 우선 제가 대본을 보고 마음이 꽉 찬 느낌이 들어서"라고 설명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우리 속의 가장 보통의 영웅들이 합심해 만들어 내는 따뜻한 기적을 그렸다. 오정세에게 있어 '가장 보통의 영웅'은 누구인지 묻자 한참을 생각했다. 그는 촬영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 쉽사리 대답할 수가 없었다며 "'동백꽃' 스태프들"이란 답을 내놨다.

오정세는 "촬영 때 작은 선의들이 모여 오늘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이번 작품을 함께 한 모든 스태프들을 '가장 보통의 영웅'으로 부르고 싶다. 카메라 감독, 소품팀 등 촬영 내내 모든 분들의 작은 노력과 행동이 모여 제가 울컥했던 적이 많다. 이것저것 까다로운 요구가 있었을텐데도 모두 웃으며 즐겁게 도와주셨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촬영장 분위기 대해 "팀 간에 어려운 일이 있다가도 '동백꽃' 새 대본이 나왔다고 하면, 새 일이 나왔다는 느낌이 아니라 다들 킥킥대며 대본을 읽는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임상춘 작가와의 호흡을 묻자 그는 "주목 받는 게 부담스러움이 어떤 느낌인지 저도 잘 알아서 언급이 조심스럽다. 오롯이 글만 쓰고 싶어하는 분 같아서 지켜드리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작가님한테 처음에 왜 이 드라마를 썼는지 물었어요. 돌아온 답은 '행복을 그리고 싶어서'였죠. 작가님은 '소도시에 창문 하나 있는 술집, 그 안에 인생굴곡이 많아 보이는 한 여인이 보였는데 난 왠지 이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라는 설명을 하셨어요. 한 끗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데, 제가 거기 동참했다니 뿌듯해요."

오정세는 임상춘 작가가 다음 작품에서 또 부른다면 '지나가는 행인1'로라도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당연히 출연하고 싶은데, 혹시라도 제가 그때 임 작가님이 아닌 다른 작품에 이미 계약서 도장을 찍은 상황이라면 단역으로라도 임 작가님 작품에 꼭 다시 나오고 싶다"며 웃었다.

'동백꽃 필 무렵'을 떠나보내며 앞으로 그에게 또 이런 작품이 올지 물었다.

"기대는 되지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인생이 그렇잖아요? 나쁜 사람, 안 반가운 사람을 만나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거. 이런 작품도 어느날 갑자기, 느닷없이 오겠죠."

오정세는 12월 방송 예정인 SBS 금토극 ‘스토브리그’에도 주연으로 나선다. 차기작에 대해 그는 "야구 선수 꼴찌팀을 1등팀으로 만든다는 내용의 성장 드라마"라며 "이 인물이 '노규태보다 어떻다' 하는 식의 평가는 스스로도 하지 않으려 한다.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YTN Star 공영주 기자 (gj92@ytnplus.co.kr)
[사진 = 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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