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품은 음악] 수능을 마친 나의 사춘기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괜찮아

[뉴스를 품은 음악] 수능을 마친 나의 사춘기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괜찮아

2019.11.13. 오후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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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품은 음악] 수능을 마친 나의 사춘기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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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수능을 마친 나의 사춘기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괜찮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 나이는, 12살부터 22살. 부모님이 들려주는 음악을 듣다가 내 취향의 음악을 찾아 듣는 시기이고, 인생의 변화를 맞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큰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 음악에 잠시 기대보시면 어떨까요.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지난주에 서울 레코드 페어 소개를 해주셨는데, 다녀오셨다면서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이하 정민재) : 네, 토일 행사 중에 저는 일요일 오후에 다녀왔는데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앨범 모으는 분들은 거의 다 모이신 것 같아요. 일요일 오후면 웬만큼 다녀갈 사람들 다 다녀가셨을 텐데도 제대로 구경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더라고요. 신기하면서도 기뻤습니다.

조현지 : 앨범도 좀 사셨어요?

정민재 : 그럼요. 워낙 늦게 가서 탐났던 앨범들은 거의 다 빠졌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쇼핑이었습니다. 여러 장을 샀는데 기억에 남는 건 올해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신인 가수들의 앨범이었어요. 1998년생 동갑내기 4명으로 이루어진 밴드 설의 음반을 샀고요, 개인적으로 올해 들은 인디 가수의 음악 중 가장 좋았던 천용성 씨의 앨범을 테이프로 샀습니다. 요즘은 소장용으로 테이프 형태로도 음반이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천용성 씨의 앨범 제목은 [김일성이 죽던 해]인데요, 앨범 제목이 특이해서 이게 무슨 음반일까 들었다가 그야말로 빠져 살고 있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정식으로 소개할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뉴스FM 청취자분들께서도 천용성의 음악 꼭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조현지 :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내일이 무슨 날인지는 아시죠?

정민재 : 그럼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 날이잖아요. 어느새 1년이 다 가고 수능이 하루 전인데,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수능 때 기억나는 에피소드 뭐 있으세요?

조현지 : 수능 도시락을 너무 맛있게 먹었는지 점심 먹고 영어 시간에 듣기 평가할 때 너무 졸려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실제로 영어점수가 평소보다 안 나왔었어요. 민재 씨는요?

정민재 : 저는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긴장도 많이 했고. 오늘처럼 수능 전날에는 예비 소집을 하러 갔다가 집에 일찍 오잖아요. 집에 와서 마지막으로 정리했던 공책들 보는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죠. 그래서 그냥 음악 듣다가 또 공부 좀 들여다보다가 그랬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막상 끝나고 친구랑 시험장을 내려오는데 멍하더라고요. 끝나서 기분이 좋다, 놀아야지, 뭐 그런 생각보단 몇 년 동안 이 시험 하나만을 위해서 살았는데 이제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좀 무서웠던 것 같아요.

조현지 : 아마 내일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또 수능 즈음이 되면 관심이 쏠리는 것 중 하나가 수능 도시락이잖아요. 민재 씨는 수능 도시락 생각나세요?

정민재 : 그럼요. 저는 어머니께서 전복죽을 싸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초콜릿하고 귤 같은 것들도 주셨고. 제가 밥을 적게 먹는 편이 아닌데 그날은 시험에 긴장도 되고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여서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수능 도시락 어떤 메뉴였나요?

조현지 : 잘 기억나진 않지만, 엄마가 보온도시락에 국이랑 밥, 그 위에 계란찜도 올려주셨던 것 같아요. 반찬도 이것저것 엄청나게 싸주셨던 기억이 나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푸짐하게 먹고 듣기평가에서 졸려서 혼났습니다. 그리고 수능 때 수험생들을 위협하는 것 중 하나가 수능 금지곡이잖아요.

정민재 : 맞습니다. 사실 지난주에 방송 끝나고 오늘이 수능 전날이라서 무슨 얘기를 할까 고민을 하는데, 조현지 아나운서가 수능 금지곡 얘기를 하자고 하셔서, 아니 수능을 하루 앞두고 수능 금지곡 얘기를 어떻게 하냐고 큰일 난다고 했거든요. 참고로 우리가 수능 금지곡이라고 하는 것처럼 영어 표현에선 이어웜(earworm)이라는 말을 쓰는데, 전 귀에 벌레가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귀에서 윙윙거리면서 엄청나게 성가시게 하겠죠. 이것처럼 중독적인 멜로디가 자꾸 귓전에 맴도는 음악이란 뜻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이어웜 음악은 안 들을 거고요, 지금 저희 방송을 내일 수능을 보는 학생들이 듣고 있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나 듣고 있을 분을 위해, 혹은 주변에 수능 보는 학생이 있는 어른들에게 내일 수능이 끝나고 들려주면 좋은 노래를 추천하고 같이 들어보겠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수능 끝나고 어떤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좋았나요?

조현지 : ‘수고했다’, ‘점수 잘 나올 테니 걱정 말아라’ 하는 말들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 막 와닿진 않은 것 같고요. 민재 씨는요?

[뉴스를 품은 음악] 수능을 마친 나의 사춘기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괜찮아

정민재 : 저는 집에 와서 부모님이랑 저녁을 먹고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랑 통화했는데 수고했다고, 고생 많았다고 하시는 그 말씀에 참 울컥하더라고요. 시험 잘 봤니, 어땠니, 이런 얘기들은 사실 부담스럽거든요. 오늘 처음 들려드릴 노래는 하루하루 그런 부담감, 중압감을 견뎌내고 있는 사춘기 학생들이 많이 공감할 만한 노래입니다. 볼빨간 사춘기가 2017년에 발표한 ‘나의 사춘기에게’라는 노래이고요, 안지영 씨가 작사 작곡을 했는데 저도 들으면서 참 공감했던, 내가 학생 때 이 노래가 나왔다면 마음 깊이 저장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노래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친구들은 사람들은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모습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그래도 난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밝은 빛이라도 될까 봐. 어쩌면 그 모든 아픔을 내딛고서라도 짧게 빛을 내볼까 봐” 가사 참 좋죠. 이전까진 밝고 명랑한 노래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 노래가 신선하게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M. ‘나의 사춘기에게’ - 볼빨간 사춘기

조현지 : 내일 전국에서 치러지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험생들을 응원하며 노래 들어보고 있습니다. 이맘때면 늘 라디오에서 나오는 응원가들이 있죠.

[뉴스를 품은 음악] 수능을 마친 나의 사춘기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괜찮아

정민재 :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S.E.S.의 ‘달리기’는 안 들으면 섭섭한 지경이에요. 이 노래는 원래 신해철과 윤상의 1996년 프로젝트 듀오 노땐스의 노래가 원곡인데, 라디오에서 애청 되는 버전은 S.E.S.의 2002년 리메이크 버전이죠. “괜찮아 잘 될 거야”하는 후렴이 광고 음악으로 잘 알려진 이한철의 2005년 노래 ‘슈퍼스타’, 영화 <국가대표>의 주제곡이었던 러브홀릭스의 2008년 노래 ‘Butterfly’, 혼성밴드 럼블피쉬의 2005년 노래 ‘으라차차’, 소녀시대의 2009년 노래 ‘힘내’, MBC 무한도전에서 나온 유재석과 이적의 2011년 노래 ‘말하는 대로’, YB의 2006년 노래 ‘나는 나비’ 이런 노래들도 수능을 보는 수험생을 위한 선곡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트와이스의 2016년 노래 ‘Cheer Up’, 데이브레이크의 2016년 노래 ‘꽃길만 걷게 해줄게’ 이런 노래가 익숙할 것 같긴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수능 무렵에 듣고 힘을 냈던 노래가 있다면 어떤 곡인가요?

조현지 : 딱히 떠오르는 노래는 없고, 당시 라디오 끝날 무렵에 성시경 씨가 말하는 ‘잘 자요’를 듣고 힘을 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로 들을 노래는 이 노래 중 하나인가요?

[뉴스를 품은 음악] 수능을 마친 나의 사춘기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괜찮아

정민재 : 제가 일부러 한 곡을 빼놓고 소개를 했는데요, 바로 전인권의 2004년 노래 ‘걱정 말아요 그대’입니다. 사실 요즘 세대는 이 노래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삽입된 이적 씨 버전으로 더 많이 기억할 것 같습니다만, 원곡은 우리 록의 전설 전인권 씨였죠. 이런 노래들은 워낙 다른 방송에서도 많이 나와서 우리까지 들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곡의 메시지를 생각하면 들을수록 마음이 놓이는 그런 노래라서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인권 씨의 공연에서 이 노래를 듣고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연신 훌쩍이며 봤던 기억이 나네요.

M. ‘걱정 말아요, 그대’ - 전인권

조현지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을 위한 노래 같이 들어봤습니다. 마지막 곡은 어떤 노래 들을 건가요?

정민재 : 베란다 프로젝트라는 그룹의 ‘괜찮아’라는 노래인데요, 2010년 곡입니다. 제가 수능을 볼 때 제게 가장 많은 위로가 됐던 노래가 바로 이 노래였어요. 베란다 프로젝트는 김동률 씨와 롤러코스터의 이상순 씨가 함께한 프로젝트 그룹인데, 앨범은 그때 낸 한 장이 전부입니다. ‘괜찮아’라는 곡이 타이틀곡은 아니었는데 제 기억엔 이 노래가 당시 라디오 등을 통해 특히 수험생들에게 많은 화제가 되면서 지금까지도 애청되고 있습니다. 가사를 조금 들려드릴게요. “함께 출발한 내 친구들이 어느새 저만치 앞서 달릴 때. 닿을 듯했던 너의 꿈들이 자꾸 저 멀리로 아득해질 때. 그럴 때 생각해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너를 더욱 빛나게 할 거야. 괜찮아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좀 서툴면 어때 가끔 넘어질 수도 있지. 세상에 모든 게 단 한 번에 이뤄지면 그건 조금 싱거울테니.” 가사 참 좋죠. 전 지금도 가끔 이 노래를 들으면서 힘을 얻곤 합니다. 모쪼록 우리 수험생들 수능 무사히 마치고 행복한 금요일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조현지 : 네, 그럼 정민재 평론가 보내드리면서, 베란다 프로젝트의 ‘괜찮아’ 들을게요.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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