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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고 보지 못했던 유일한 작품입니다. 많은 걸 느끼고 갈 수 있는 영화라는 확신이 들어요. 재미난 코드도 찐한 코드도 있죠."
배우 엄태구가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제작 폴룩스(주)바른손)를 이같이 설명했다. "동물과 스포츠를 보는 재미, 여기에 연애하는 느낌 등 엄청나게 볼거리가 많다"고 더해 말하는 그의 낮고 굵은 목소리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판소리와 복싱이 만났다. 기가 막힌 이 조합은 그간 본 적 없는 복싱 '스텝'을 유도한다.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를 만나 잊고 있었던 미완의 꿈인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정혁기 감독이 자신의 26분짜리 단편 '뎀프시롤: 참회록'(2015년)을 장편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 단편의 팬이었다고 밝힌 엄태구는 "장편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본이 저한테 와서 기분이 좋았다. 대본을 보자마자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제가 단편에서 느꼈던 재미있으면서도 이상한 느낌이 잘 전달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겁도 났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 병구가 극 중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드렁크' 진단을 받는데 그 연기와 복싱에 대한 걱정도 컸죠."
영화를 통해 최초로 선보이는 판소리 복싱은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과 복싱 스텝을 결합한 병구의 필살기다. 엄태구는 신박하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몸 사위로 구현해냈다. 역할을 위해 6개월간 복싱 연습을 한 엄태구는 진짜 복서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하게 복서를 표현했다.
"복싱의 기본자세를 열심히 배웠습니다. 실제 선수들이 봤을 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해보자고 했죠. 미친 듯이 했습니다. 이후 코치님이 1대1로 붙어서 실전에도 쓸 수 있는 (판소리 복싱)동작들을 물어보고 제가 이것저것 해보고 조언을 구하면서 만들어나갔어요. 실제 외국 권투 선수 중에는 힙합 느낌으로 시합을 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엄태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병구가 한 동작들은 제가 정말 막한 것"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나오는 대로 분출했다. 마음대로 했다"라고 웃었다.
그렇게 복싱 연습을 하다 보니 "체중이 저절로 감량됐다"면서 "그때는 거의 뼈밖에 없었다. 여기저기 온몸이 다 쑤셨는데 어쩔 수 없었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전력질주도 몇 년 만에 해봤어요. 그야말로 몸을 불사르며 연기했어요. 과연 또 언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웃음)"
영화 속에서 엄태구는 그야말로 빛이 난다. 그간 작품에서 묵직하고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판소리 복서'에서는 어수룩하고 엉뚱하지만, 복싱만큼은 진지한 병구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책임진다. 그의 낮고 독특한 음성은 코믹한 연기에도 적합했다.
하지만 엄태구는 영화가 "무거울 거로 생각했다. 슬픈 영화 같다는 생각했기 때문에 휴먼 드라마의 성격이 강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김)희원 선배님이랑 걱정했는데 언론시사회 때 박수치면서 웃는 소리가 꽤 들려 다행이었다"고 안도했다.
"복싱을 빼고 캐릭터만 봤을 때 병구한테 접근했던 건 펀치드렁크였어요. 병의 증세를 찾아보니까 기억을 잃어가면서 말도 어눌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제 말투보다 좀 더 어눌하게 연기하려고 했죠. 병에 가볍게 접근하지 않고 좀 더 진실하게, 진짜처럼 접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극 중 민지 역의 혜리와는 알콩달콩하며 귀여운 러브라인을 선보인다. 엄태구는 "현장에서 혜리 씨의 밝은 에너지가 좋았는데 영화로 보니까 더 좋았다"면서 "현장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연기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시성' 때도 그렇고 영화 속의 멜로를 제가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단편 영화를 찍을 때 멜로가 있었는데 그때도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단편에서 로맨스를 해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매 작품이 하나의 도전인 거 같아요. 전 장르를 가리지는 않아요. 뭐든지 도전하고 싶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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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태구가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제작 폴룩스(주)바른손)를 이같이 설명했다. "동물과 스포츠를 보는 재미, 여기에 연애하는 느낌 등 엄청나게 볼거리가 많다"고 더해 말하는 그의 낮고 굵은 목소리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판소리와 복싱이 만났다. 기가 막힌 이 조합은 그간 본 적 없는 복싱 '스텝'을 유도한다.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를 만나 잊고 있었던 미완의 꿈인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정혁기 감독이 자신의 26분짜리 단편 '뎀프시롤: 참회록'(2015년)을 장편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 단편의 팬이었다고 밝힌 엄태구는 "장편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본이 저한테 와서 기분이 좋았다. 대본을 보자마자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제가 단편에서 느꼈던 재미있으면서도 이상한 느낌이 잘 전달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겁도 났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 병구가 극 중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드렁크' 진단을 받는데 그 연기와 복싱에 대한 걱정도 컸죠."
영화를 통해 최초로 선보이는 판소리 복싱은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과 복싱 스텝을 결합한 병구의 필살기다. 엄태구는 신박하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몸 사위로 구현해냈다. 역할을 위해 6개월간 복싱 연습을 한 엄태구는 진짜 복서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하게 복서를 표현했다.
"복싱의 기본자세를 열심히 배웠습니다. 실제 선수들이 봤을 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해보자고 했죠. 미친 듯이 했습니다. 이후 코치님이 1대1로 붙어서 실전에도 쓸 수 있는 (판소리 복싱)동작들을 물어보고 제가 이것저것 해보고 조언을 구하면서 만들어나갔어요. 실제 외국 권투 선수 중에는 힙합 느낌으로 시합을 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엄태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병구가 한 동작들은 제가 정말 막한 것"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나오는 대로 분출했다. 마음대로 했다"라고 웃었다.
그렇게 복싱 연습을 하다 보니 "체중이 저절로 감량됐다"면서 "그때는 거의 뼈밖에 없었다. 여기저기 온몸이 다 쑤셨는데 어쩔 수 없었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전력질주도 몇 년 만에 해봤어요. 그야말로 몸을 불사르며 연기했어요. 과연 또 언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웃음)"
영화 속에서 엄태구는 그야말로 빛이 난다. 그간 작품에서 묵직하고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판소리 복서'에서는 어수룩하고 엉뚱하지만, 복싱만큼은 진지한 병구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책임진다. 그의 낮고 독특한 음성은 코믹한 연기에도 적합했다.
하지만 엄태구는 영화가 "무거울 거로 생각했다. 슬픈 영화 같다는 생각했기 때문에 휴먼 드라마의 성격이 강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김)희원 선배님이랑 걱정했는데 언론시사회 때 박수치면서 웃는 소리가 꽤 들려 다행이었다"고 안도했다.
"복싱을 빼고 캐릭터만 봤을 때 병구한테 접근했던 건 펀치드렁크였어요. 병의 증세를 찾아보니까 기억을 잃어가면서 말도 어눌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제 말투보다 좀 더 어눌하게 연기하려고 했죠. 병에 가볍게 접근하지 않고 좀 더 진실하게, 진짜처럼 접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극 중 민지 역의 혜리와는 알콩달콩하며 귀여운 러브라인을 선보인다. 엄태구는 "현장에서 혜리 씨의 밝은 에너지가 좋았는데 영화로 보니까 더 좋았다"면서 "현장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연기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시성' 때도 그렇고 영화 속의 멜로를 제가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단편 영화를 찍을 때 멜로가 있었는데 그때도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단편에서 로맨스를 해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매 작품이 하나의 도전인 거 같아요. 전 장르를 가리지는 않아요. 뭐든지 도전하고 싶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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