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거장과 거장이 만났다. 품격이 넘치는 만남이었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코스타 가브라스&박찬욱 감독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의 아이콘 섹션을 통해 신작 '어른의 부재'를 선보였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감독님의 신작을 보고 깜짝 놀랐다. 20대 감독의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판 정신이 날카롭고 에너지가 화산처럼 터질 듯 부글부글 끓고 있더라. 나이가 들면 예술가들이 현인이 된 것처럼 차분하고 조용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지만 이분은 용서가 없더라"면서 "다시 한번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른의 부재'는 '제트'(1969)로 오스카상을 받은 지 반세기 만에 그리스 출신의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가 고국의 정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그리스 경제 위기와 관련, 2015년 그리스 정부와 유럽 연합 간의 정면 대결을 극화했다.
박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도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고 슬퍼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우리가 겪었던 IMF 구제금융 사태와 비슷한 일을 그리스도 경험했다. 그 일을 다루고 있다. 협상 과정의 이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본가들이 한 나라를 어떻게 망가뜨리려고 했는지, 민중의 저항은 어땠는지, 진보적인 지식인들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것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했는데 갑자기 무용 시퀀스로 넘어갔다. 군무를 통해서 전체 상황을 표현하고 정리해버리는 아주 실험적인 결말 시퀀스"라고 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아무도 이해 못 할 거라는 말도 들었지만 전 관객에게 맡기려고 했다. 이해할 거로 생각했다. 이런 실험을 통해 저와 관객의 관계가 이뤄진다고 봤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오픈토크에서 차기작을 언급하기도. 그는 "필생의 프로젝트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제목은 '액스'"라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이 이미 만든 작품이다. 소설 원작이 있는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이 불어로 만들었다. 감독님과 그의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미셸 가브라스가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그 작품을 영어로 만들려고 한다. 언젠가 꼭 만들어서 제 대표작으로 삼고 싶다"고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2006년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연출한 바 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한국 영화는 특별하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고 저마다 특색이 있다. 최근 베니스영화제나 칸영화제 등에서도 초청을 많이 받고 상도 받았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여러 편 봤다"고 강조하면서 '올드보이' '스토커' '아가씨' '박쥐'를 언급했다.
그는 "'올드보이'의 경우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무의식의 폭력을 다룬다. '아가씨도'는 세밀한 감성을 그린다.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도 신선했다. 어떻게 한 감독이 네 개의 각기 다른 감수성, 세계관, 독창성을 표현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며 "유럽에는 그런 감독이 없다. 제겐 박찬욱 감독과 같은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 원동력이 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앞의 영화에 대한 반성이 그 다음 영화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다. 한 번 해봤으니까 '좀 지루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다음 영화를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다"면서 "끝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선배 거장들을 보며 배우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다양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부산=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코스타 가브라스&박찬욱 감독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의 아이콘 섹션을 통해 신작 '어른의 부재'를 선보였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감독님의 신작을 보고 깜짝 놀랐다. 20대 감독의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판 정신이 날카롭고 에너지가 화산처럼 터질 듯 부글부글 끓고 있더라. 나이가 들면 예술가들이 현인이 된 것처럼 차분하고 조용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지만 이분은 용서가 없더라"면서 "다시 한번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른의 부재'는 '제트'(1969)로 오스카상을 받은 지 반세기 만에 그리스 출신의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가 고국의 정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그리스 경제 위기와 관련, 2015년 그리스 정부와 유럽 연합 간의 정면 대결을 극화했다.
박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도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고 슬퍼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우리가 겪었던 IMF 구제금융 사태와 비슷한 일을 그리스도 경험했다. 그 일을 다루고 있다. 협상 과정의 이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본가들이 한 나라를 어떻게 망가뜨리려고 했는지, 민중의 저항은 어땠는지, 진보적인 지식인들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것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했는데 갑자기 무용 시퀀스로 넘어갔다. 군무를 통해서 전체 상황을 표현하고 정리해버리는 아주 실험적인 결말 시퀀스"라고 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아무도 이해 못 할 거라는 말도 들었지만 전 관객에게 맡기려고 했다. 이해할 거로 생각했다. 이런 실험을 통해 저와 관객의 관계가 이뤄진다고 봤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오픈토크에서 차기작을 언급하기도. 그는 "필생의 프로젝트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제목은 '액스'"라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이 이미 만든 작품이다. 소설 원작이 있는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이 불어로 만들었다. 감독님과 그의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미셸 가브라스가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그 작품을 영어로 만들려고 한다. 언젠가 꼭 만들어서 제 대표작으로 삼고 싶다"고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2006년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연출한 바 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한국 영화는 특별하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고 저마다 특색이 있다. 최근 베니스영화제나 칸영화제 등에서도 초청을 많이 받고 상도 받았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여러 편 봤다"고 강조하면서 '올드보이' '스토커' '아가씨' '박쥐'를 언급했다.
그는 "'올드보이'의 경우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무의식의 폭력을 다룬다. '아가씨도'는 세밀한 감성을 그린다.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도 신선했다. 어떻게 한 감독이 네 개의 각기 다른 감수성, 세계관, 독창성을 표현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며 "유럽에는 그런 감독이 없다. 제겐 박찬욱 감독과 같은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 원동력이 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앞의 영화에 대한 반성이 그 다음 영화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다. 한 번 해봤으니까 '좀 지루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다음 영화를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다"면서 "끝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선배 거장들을 보며 배우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다양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부산=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