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비서진이 본 '지정생존자' 청와대 비서실장 손석구

현직 비서진이 본 '지정생존자' 청와대 비서실장 손석구

2019.08.09. 오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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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지정생존자' 청와대 비서실장 손석구의 고민과 수행력은 얼마나 현실과 가까울까.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는 비서실장 차영진(손석구)을 비롯해 비서관 정수정(최윤영), 대변인 김남욱(이무생), 의전 비서관 박수교(박근록 분), 국정기록 비서관 민희경(백현주) 등의 비서진을 통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청와대 인사이드를 그려내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를 접한 익명의 현직 비서진 A씨 역시 "박무진(지진희)과 정권재창출을 인생의 최우선으로 두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건 실제 비서진들의 삶과 비슷하다. 현실을 모티브 삼아 만든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세세하게 잘 담았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국회의사당 테러와 붕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사망 등 비현실적인 상황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드라마처럼 흘러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이 몸담아 보좌한 정치인의 성공적인 임기 수행과 권력재창출을 목표로 늘 다음 선거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안에서 차영진은 박무진과 종종 신념과 목표가 부딪혀 언쟁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 5회, “정직은 내 정치적 선택”이라는 박무진에게 차영진은 “이 세계에서 진실은 단 하나, 정치적으로 유리한 선택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도 “정치인과 비서진의 견해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며 “보통은 정말 잘못된 게 아니라면 정치인의 선택을 따라가고 그 선택이 성공적으로 될 수 있게 하는 게 비서진의 업무이지만, 때로는 자신이 보좌하는 정치인을 위해 ‘NO’라고 말해줄 수도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그가 차영진을 “A+급 비서실장”이라고 평가한 이유기도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특히 전 비서실장 한주승(허준호)이 “이 순간을 잊지 마세요 박대행. 권력은 이렇게 쓰는 겁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을 꼽았다. 좋은 사람 박무진이 아닌 정치인이자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기 때문.

또한 차영진만이 박무진의 권력의지를 발견했을 때, 차영진과 김남욱이 총상을 당한 박무진을 걱정하면서도 사태를 수습하려 하는 모습 등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자신이 보좌하는 정치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있어야 잘 할 수 있는 일이 비서진인데, 이들에게서 그런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차영진의 정치적인 원대한 꿈과 포부 등에 대한 고민 역시 실제와 비슷하긴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다음 달 카드값과 4대 보험을 위해 늘 다음 선거를 고민하기도 한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덧붙여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같은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박무진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앞으로 또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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