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진통 끝낼까? 풍성해진 영화의 바다...23rd 부국제 출항

[Y기획] 진통 끝낼까? 풍성해진 영화의 바다...23rd 부국제 출항

2018.10.04.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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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의 원년을 선언했다. 그간의 진통을 끝내겠다는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그 때문일까. 영화의 바다가 더욱 풍성해졌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가 오늘(4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다. 이날 개막작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 시사회를 시작으로 김남길 한지민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을 통해 영화의 바다가 열린다.

'다이빙벨'을 상영한 2014년 이후 부국제는 예산 삭감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해임 및 법적 공방, 한국영화계의 보이콧 등 진통을 앓았다. 올해 부국제는 '정상화의 원년'을 선언하고 아시아 최고 영화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각오다.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은 집행위원장으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영화제에 복귀했다. 이와 함께 영화계 대부분의 단체가 보이콧을 철회했다.

올해 초청작은 79개국, 323편으로, 지난해보다 20여 편 늘었다.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프리미어는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자국 이외에서 최초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이다.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는 윤재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14년 만에 아들을 만난 탈북 여성의 이야기로 탈북민 문제와 함께 가정의 해체와 복원을 다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폐막작은 홍콩 정통무술영화 '엽문' 시리즈의 스핀오프 버전인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다. 한동안 침체했던 홍콩 액션 영화의 부활을 엿볼 기회다.

◇ 부산에 뜰 별

개막식에는 사회자인 김남길과 한지민을 비롯해 임권택 이장호 이준익 김용화 황동혁 방은진 감독과 윤여정 남주혁 장동건 현빈 조우진 남규리 김보성 안성기 손현주 손숙 유연석 김의성 차승원 문성근 한예리 이하늬 왕석현 권율 김규리 정경순 수애 박해일 진선규 등이 참석한다.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는 5일부터 9일까지 '막다른 골목의 추억' '마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아사코 I&II' '공작' '미쓰백' '변산' '암수살인' '풀잎들' 등의 야외무대인사가 펼쳐진다. 최수영 김다미 박해일 문소리 카라타 에리카 이성민 한지민 이희준 류이호 박정민 김고은 김윤석 주지훈 송윤아 김새벽 등이 관객들을 만난다.

5일부터 7일까지는 같은 장소에서 '뷰티풀 데이즈' 윤재호 감독과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등과 '버닝' 유아인 전종서 그리고 '허스토리' 민규동 감독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등이 참여하는 오픈토크도 펼쳐진다.

영화사 블룸하우스를 이끌면서 '겟아웃' '23아이덴티티'를 제작한 할리우드 제작자 제이슨 블룸이 부국제를 찾기도 한다.

◇ 상영작 이모저모

동시대 거장 감독의 신작과 화제작을 상영하는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는 한·중·일 3개국을 대표하는 영화들이 선정됐다.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춘몽'을 연출한 장률 감독은 신작 '거위를 노래하다'를 선보인다. 문소리, 박해일, 정진영 등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갑자기 군산 여행을 가게 된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다.

중국에서 활동 후 홍콩으로 돌아온 관금붕 감독의 신작 '초연'은 왕년에 라이벌 관계였던 두 스타 여배우가 연극 공연을 준비하면서 초연 때까지 겪는 불안을 그린다. 일본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킬링'은 시골에서 무술 수련에 전념하던 청년이 갑자기 마을로 찾아온 무법자 무리로 인해 사무라이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한국 여성 감독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박영주 감독의 '선희와 슬기'와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10대 여학생이 주인공으로, 두 감독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녀의 아픔과 성장을 그렸다. 한국영화-오늘의 비전에는 전체 초청작 10편 중 5편이 여성 감독 영화다.

유일한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부문 10편 중 '선희와 슬기' '벌새' 그리고 권만기 감독의 '호흡' 등 3편이 한국영화다. 심사위원에 '곡성' 출연으로 유명한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한국영화 회고전에는 이장호 감독이 선정, 데뷔작인 '별들의 고향'(1974)을 비롯해 '바람불어 좋은 날'(1980) '어둠의 자식들'(1981) '과부춤'(1983) '바보선언'(1983) 등 대표작 8편이 선보인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역사를 지닌 국가 중 하나인 필리핀 영화를 조명하기도 한다. '100주년 특별전'이 마련돼 '3세계 영웅' '카인과 아벨' 등 10편이 소개된다.

올해 신설된 '부산클랙식' 섹션은 예술적 성취로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13편을 소개한다. 미국의 거장 오선 웰스의 미완성 유작으로 최근 완성돼 베니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바람의 저편'이 아시아에서는 부국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 부산에서 접하는 전 세계 화제작

세계적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 제작 영화도 부국제에서 볼 수 있다. 앞서 칸 영화제와는 다른 행보다. 부산클래식에서 선보일 '바람의 저편'과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로마', '노인을 위한 나라를 없다'를 만든 코엔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래'가 그것. '로마'와 '카우보이의 노래'는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된다.

'로마'는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신작이다. 혼돈의 197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주인공 클레오의 삶을 바라본다. '카우보이의 노래'는 버스터 스크럭스라는 남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서부극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인 '퍼스트 맨'도 부산을 찾는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1930~2012)의 전기 영화다.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한 '영원한 반항아'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11/9' 역시 기대작이다.

누벨바그의 거장 장뤼크 고다르의 신작 '이미지의 북'과 이탈리아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도그맨'도 상영 목록에 올랐다. '도그맨'으로 올해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마르첼로 폰테는 영화제 기간 내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폴란드 영화 '콜드 워'와 터키의 거장 누리 빌게 제일란의 신작 '야생 배누마',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 등 올해 칸을 빛낸 영화들이 초청됐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부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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