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개콘'보다 떨려"...20년차 베테랑 김대희, 소극장 연 이유

[Y메이커①] "'개콘'보다 떨려"...20년차 베테랑 김대희, 소극장 연 이유

2018.07.26. 오후 2: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를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코미디를 위한 새로운 무대 [JDB스퀘어] 메이커, 개그맨 김대희, 박영진, 대니조 입니다.


"1000명 관객 앞에서도 개그했는데, 120명 앞에서 떨리네요."

데뷔 20년차,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미디언 김대희도 떨게 만드는 무대. 후배들에게는 용기를주고, 선배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공간인 이 무대는 대체 무엇일까?

개그맨 김대희를 비롯해 김준호, 김준현, 김지민, 유민상, 박나래, 김민경, 홍윤화, 조혜련, 정명훈, 문규박, 권재관, 홍인규, 조윤호, 박소영, 이은형, 이세진, 한윤서, 김민기, 변기수, 박영진 등 대한민구 대표 코미디언들이 소속된 .JDB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이름을 건 JDB스퀘어를 개관했다.

JDB스퀘어는 다양한 형식의 코미디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120석 규모의 극장과 카페, 펍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무대에 오를 기회가 적은 코미디언들에게는 기회를, 관객들에게는 다양한 재미를 선물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지녔다.

다양한 코미디 공연장이 대학로와 홍대 일대에 자리했지만 기획사 차원에서 한솥밥 식구들이 의기투합해 공연장을 연 경우는 이례적이다. 인지도 높은 개그맨들만이 아니라 무명의 신인들에게 열린 무대는 단순히 수익을 위한 사업이 아닌, 한국 코미디의 미래를 향한 투자다.

극장장을 자처한 코미디 대선배 김대희, 그리고 최근 JDB와 전속계약을 맺고 새로운 코미디에 도전한 박영진, 미국에서 17년간 스탠딩 코미디를 펼쳐 온 대니조를 만나 JDB스퀘어를 통한 이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들어봤다.


Q. JDB스퀘어 오픈이란 숙원 사업을 품게 된 계기?
▶김대희(이하 김) : 개그맨들이 재밌는 코미디 콘텐츠를 만들어도 올릴 무대가 없다. 특히 지망생들 같은 경우는 공연을 짜도 올릴 무대가 없었다. 단적인 예로 '대화가 필요해'도 신봉선이 연극버전으로 해보고 싶다고 아이디어를 내서 장동민과 힘을 합쳐 재작년 11월부터 대본화 작업을 했다. 그런데도 공연장이 없으니까 보여줄 데가 없더라. 무대가 있으면 경험을 통해 잘 다듬어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텐데, 시행착오도 오래 걸렸다. 하고 싶은 공연을 올릴 수 있는 장소의 절실함을 느꼈다.

Q.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준이 따로 있나?
▶김 : 특별히 제약이나 오디션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고 개그맨들이 보고 판단하고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쇼인 '스탠다운 매드'가 대표적인 예다. SBS '웃찾사' 출신 개그맨들로 꾸려진 팀인데, 자기들끼리 공연을 짰는데 무대가 없었다. 연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개그맨들이 함께 봤는데 가능성이 보여서 무대에 오르게 됐다.


Q. '개콘' 성적이 예전 같지 않다. JDB스퀘어 오픈이 공개코미디 위기와 연관이 없지 않아 보이는데.
▶김 : 그렇게 볼 수 있지만, 또 그렇지 않은게 방송과 공연은 다르다.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코미디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다. 아시겠지만 방송이고 공중파이기 때문에 제약이 많다. 방송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코미디 장르가 많다. 그런 걸 공연장에서 해보면서 해소 하고 싶다는 점이 더 큰 이유다.
▶박영진(이하 박) : 4차산업혁명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코미디는 크게 상관없는게, 대체가 불가능 하다. 그럼에도 위기감을 느끼긴 한다. 일자리를 뺏기진 않지만 우리를 위협하는건 무대가 사라진다는 거다. 이런 무대들이 계속해서 나와야지만 코미디언이 멸종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코미디언들이 매너리즘 타성에 젖지 않고 계속 발전해야한다. 이강희 JDB 대표님이 'R&D 센터'라고도 표현했는데, 계속 무대 올려보고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

Q. 실제 공연을 해보니 TV와 다른 소극장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김 : 떨리더라. '개콘' 1000명 관객 앞에서도 안 떠는데, 극장 공연 때는 120명 앞에서 엄청 떨리더라. 첫 회는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두 번, 세 번 무대에 서니까 노하우와 여유가 생기고 애드리브도 나오더라. 아무래도 공간이 크면 그런 체감은 덜하다. 피드백이 피부로 바로 느껴지는게 매력이 있다.
▶박 : 공연을 한다고 해서 TV를 안 하는 건 아니다. '개콘' 복귀를 염두에 두고 회의도 계속 하고 있다. 다만 이런 장소를 통해 스탠드업, 연극 코미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저도 그래서 도전한 것. (위기 의식에서 비롯됐다기 보다는) 다양한 코미디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JDB스퀘어 개관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Q. TV에서 볼 수 없는 코미디를 보여준다는 각오인데, 주요 타깃은 어떻게 되나?
▶김 : 개막작도 19금이었다. 제약이 적은게 강점이기 때문에 TV보다 편하고 자유롭게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19금 공연만 지향하는 건 아니다. '대화가 더 필요해'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다.

Q. JDB스퀘어 개막작 '옴니버스 스탠드업 코미디쇼'였다. 스탠드업코미디 장르를 많이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조 :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가 20년 전 한국 힙합신과 상황이 비슷한 거 같다. 그때는 주류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한국적인 스타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아직은 대중과 갈등이 있지만 발전성이 많이 보인다.
▶김 : 한국은 90년대 공개코미디 붐업이 지금까지 온건데, 이게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른다. 공개코미디가 붐업 되니까 모든 개그맨들이 그것에 올인했다. 각자의 재능이 공개코미디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닐 텐데 그걸 잊고 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려 하는 것으로, 스탠드업코미디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JDB 연기자들이 각자 브랜드를, 각자 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공연 쇼를 하나씩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JDB스퀘어에서 공연 뿐 아니라 웹 콘텐츠 제작도 한다고?
▶김 : '얼간 김준호', '민경장군', '홍윤화X김민기 꽁냥꽁냥', '권재관 재관둥이' 등을 만들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시험의 일환이다. JDB에서 2015, 2016년도에 웹예능 자체 제작을 한 게 있다. '아육대'를 패러디한 '개그맨 체육대회' 일명 '개체전'이다. 사드 사태 전에 중국 포털 사이트에 올렸는데 얼마전 보니 2억만뷰를 찍었더라. 'NG메이커스'라는 웹예능도 제작했다. 김준호팀 김대희 팀 나눠서 드라마 세트장에서 웃음을 참는 콘셉트인데 반응이 좋았다. 이를 바탕으로 코미디 콘텐츠 제작 활성화 할 계획이다.

-JDB스퀘어를 통해 개인적으로 각자 이루고 싶은 포부?
▶박 : 제가 아직 러닝타임이 길지 않다. 스탠드업 코미디가 처음이라. 15분에서 20분 정도밖에 안 되는데 올해 30분까지는 늘리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
▶조 : 저는 1시간 짜는 것이 목표였다. 단지 무대에 1시간 서는 게 문제가 아니라, 1시간을 채울 수 있는 유효한 에피소드를 많이 짜야 한다. 그걸 JDB스퀘어에서 촬영해서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
▶김 : 저는 두 가지다. 하나는 JDB스퀘어 소속 지망생들 중에 제2의 김준현, 박나래가 나와서 '그 친구 JDB스퀘어 출신이래'란 말을 듣는 것. 또 하나는 저희 극장에 와서 공연 보신 분들이 '생각보다 진짜 재밌는데', '다음에 또 보고 싶어'할 만한 재밌는 코미디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것.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JDB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