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변화는 불가피...'무한도전'이 결정해야 할 최선의 차선

[Y이슈] 변화는 불가피...'무한도전'이 결정해야 할 최선의 차선

2018.03.06.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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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굳건했던 MBC '무한도전'이지만, 이제 변화가 불가피하다.

MBC는 3월 말 개편을 앞두고 '무한도전'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시즌제 논의부터 제작진과 멤버 교체설까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선 김태호 PD가 연출직에서 물러난다. 10년 넘게 연출자 교체 없이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연출 시스템은 상당히 이례적. 크리에이터로 계속 관여한다는 여지를 남겼으나, 영향력은 이전까지와 비교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재석을 비롯한 원년멤버 하차와 멤버 변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태호 PD의 하차와 맞물린 프로그램 변화 속에 유재석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석 측은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논의 안 중에 하차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새 판을 깔고 시즌제로 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무한도전' 측은 앞서 "봄 개편을 맞이하여 일정 기간 휴식을 갖고 시즌제로 가느냐, 아니면 기존 제작진에 휴식을 주고 새 제작진이 이어가느냐 등 여러 방법을 놓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회사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메인 연출자가 교체되고 원년 멤버들의 출연 지속 여부까지 불투명해지면서 '무한도전'의 모양새가 이제와는 달라지게 됐다. '무한도전'이라는 간판을 유지하더라도, 엄밀히 새로운 시즌이 될 전망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그렇게 새로 탄생한 '무한도전'이 10년 넘게 사랑 받아온 원조 '무한도전'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느냐다. 앞서 시즌제로 성공적인 변화를 보여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들이 있지만 '무한도전'은 이와 또 달라 귀추가 주목된다.

시즌제 예능으로 3년째 장수하고 있는 '1박2일'과 비교해 보면 그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1박2일'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1박2일의 여정동안 여행하고, 다양한 미션을 통해 멤버들이 대결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복불복'이라는 키워드가 탄생했고, 까나리커피, 소금식혜 등이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 했다.

'1박2일'은 이명한 PD를 비롯해 나영석 PD, 최재형 PD, 이세희 PD, 유호진 PD, 유일용 PD 등 메인 연출자가 여러 차례 바뀌어 왔다. 출연진도 시즌별로 대폭 물갈이 됐지만, 한결 같이 유지돼 온 구성과 상징적인 장치들 덕에 '1박2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반면 '무한도전'은 매회 특집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자체가 '무한도전'만의 특징으로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시즌제로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매회 주제와 형식을 바꿨어도 멤버들 고유의 캐릭터와 연출자의 색깔이 기여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1인자' 유재석을 비롯해 '쩜오' 박명수, '식신' 정준하, '4대천왕', '상꼬맹이' 하하 등 원년 멤버들은 특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가족 같은 편안한 호흡을 완성해 왔다.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 왔기에 가능한 케미스트리가 '무한도전'의 큰 축을 담당했다.

김태호 PD이 창의력이 대체 가능할지도 궁금하다. '여드름 브레이크',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등 배신과 추리, 반전이 있는 드라마틱한 특집부터 '나비효과', '비빔밥 광고', '선택 2014' 등 공익적인 내용까지. 매회를 하나의 프로그램에 맞먹는 기획력은 시청자로하여금 '무한도전'을 '국민예능'으로 추앙하게 했다.

이 같은 '무한도전' 특유의 개성을 복제하기란 쉽지 않기에, '무한도전2'라는 이름이 쉬이 와닿지 않는다. 제작진과 출연진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프로그램의 미래를 깊이 고심 중일 것이다.

시청자들의 바람은 지금의 '무한도전'을 계속 만나는 것이겠지만, '무한도전'은 이미 피할 수 없는 변화의 흐름에 던져졌다. 최선을 다한 차선책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듯하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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