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SBS 버라이어티의 부활…'마스터키'가 갖는 의미

[Y기획] SBS 버라이어티의 부활…'마스터키'가 갖는 의미

2017.10.26. 오전 11:2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X맨', '패밀리가 떴다', '영웅호걸', '런닝맨'. SBS 버라이어티 예능의 역사는 화려하다.

스튜디오 게임 버라이어티부터 야외 버라이어티, 여성 연예인 중심의 버라이어티, 리얼 액션 로드 버라이어티까지 다양하게 변주된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들은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2003년 11월 첫 방송한 후, 2007년 4월까지 주말 저녁을 책임졌던 'X맨'은 톱스타를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방송이었고 현재까지도 강호동, 유재석이 함께 출연한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남아있다.

2008년 여름 등장한 '패밀리가 떴다'는 KBS '1박 2일'과 함께 리얼 야외 버라이어티 시대를 이끈 핵심 주역이었다. 유재석, 이효리, 윤종신, 대성, 김수로 등 출연자들이 시골에 찾아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여행 보내드리고 그 집에서 게임을 하고 식사를 하는 모습은 '패떴'을 국민 예능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SBS는 '버라이어티 예능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키웠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버라이어티 예능은 사라지고 가족, 육아, 관찰을 키워드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SBS 편성표를 가득 채웠다. 수차례 찾아온 위기를 뛰어넘고 여전히 국내외 팬들의 사랑 속에 장수하고 있는 '런닝맨'만이 유일한 버라이어티 예능이었다.

이러한 흐름 속 지난 14일 첫 방송된 '마스터키'의 등장은 SBS 버라이어티 예능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언젠가부터 "또 관찰이야?", "또 가족이야?"라는 선입견을 떠안게 된 SBS 예능. '마스터키'는 SBS 예능국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줄 마스터키 같은 존재다. 대중의 편견을 타파할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 해소는 그 누구보다 제작진에게 더 필요하기 때문.

'마스터키'의 수장 임형택 PD를 보면 SBS 예능국의 마음이 읽힌다. 임 PD는 'X맨' 조연출로 시작해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을 연출해 온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전문가다. 임 PD는 최근 YTN Star에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오래 하다 보니까 관찰 예능과는 다른,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더라. 예전부터 흥미를 갖고 있기도 했고 사람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하게 되더라"며 '마스터키'를 연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다양한 출연진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마스터키'의 강점이다. 한때 TV를 점령했던 집단 토크쇼가 점차 사라지고 고정 멤버가 중심이 되거나 리얼 관찰 예능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사실상 예능 출연진의 폭은 눈에 띄게 좁아졌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경우, 프로그램의 콘셉트 상 출연 제약이 많은 관찰 예능이나 몇 안 되는 토크쇼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 '마스터키'는 그런 아이돌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섭외, 예능 무대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프로 예능인 이수근, 전현무, 김종민과의 호흡 안에서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발견도 기대 포인트다.

임 PD는 "시청자분들께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놀았던 느낌을 드리고 싶다"며 "토요일 저녁 가족들과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방송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찰 예능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세트와 대리 만족이나 부러움의 감정 없이 한바탕 웃을 수 있는 '마스터키'가 SBS를 넘어 버라이어티 예능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출처 = SBS]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