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이 '고산자' 식민사관을 우려하는 관객에게

강우석 감독이 '고산자' 식민사관을 우려하는 관객에게

2016.09.08.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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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개봉 전 부터 '식민사관'을 두고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개봉했다.

지도가 곧 권력이자 목숨이었던 시대, 조선의 '진짜 지도'를 만들기 위해 전국 팔도를 누볐다는 '고산자(古山子)' 지도꾼 김정호(극중 차승원)를 다룬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다. 강우석 감독의 스무번째 연출작이자 첫 사극이다.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잘 몰랐던 위인 김정호, 그가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로 꼽히는 '대동여지도'를 만들기까지 숨겨진 이야기를 박범신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완성했다.

김정호 관련 기록은 A4 용지 한 장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적다. '대동여지도'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데 비해 그 지도를 만든 '김정호'에 관한 기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전국답사설, 백두산등정설, 옥사설 등 김정호를 둘러싼 여러 설(說)이 많다. 특히 1939년 일제가 발행한 '조선어독본'에 실린 '김정호 옥사설'이 가장 많이 알려졌다.

여기서 일제의 한국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역사관 '식민사관'이 나온다. 흥선대원군이 김정호를 이적행위자로 몰아 옥사시켰다는건데, 나라의 지도를 만든 위인을 옥사시킨 조선 정부의 무능력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왜곡한 역사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영화 '고산자'를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은 예고편이 공개되고 흘러나왔다. 극중 흥선대원군의 이야기, 김정호와 딸의 옥살이 등이 이런 잘못된 식민사관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강우석 감독은 "1분 30초짜리 예고편을 보고 식민사관에 대해 굉장히 우려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고산자, 대동여지도'에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정말 분명하다고 했다.

있는 것은 '코미디'이고, 없는 것은 '식민사관'이라고. "혹시 식민사관을 쫓아서 영화를 찍어서 불쾌하다고 걱정하는 관객이 있다면 영화를 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망망대해를 나아가면서도 확신에 차 있는 김정호의 집념과 열정 안에 강우석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겼다.

김정호는 각박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백성들에게 힘이 되고자 했던 사람이었다는 것. 그런 고산자 김정호의 철학을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것. 극중 김정호가 되뇌이는 대사처럼 말이다. "길 위에는 신분도 없고 귀천도 없다. 다만 길을 가는 자만이 있을 뿐"

YTN Star 최영아 기자 (cya@ytnplus.co.kr)
[사진출처 = 강우석 감독, 차승원/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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