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징맨' 황철순 "'코빅'은 고향…마무리도 같이 해야죠"

[★톡] '징맨' 황철순 "'코빅'은 고향…마무리도 같이 해야죠"

2016.06.08. 오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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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센터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 녹화장.

내로라하는 대표 개그맨들 사이에서 민소매티를 입은 한 근육질의 남성이 합을 맞추고 있다. 끊임없이 대사와 동선을 체크하며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이 꽤 진지하다.

특별출연을 위해 연습 중이던 '징맨' 황철순(33)이 징 앞에서 잠시 내려와 무대에 합류했다. 개그맨들 사이에서 위화감 없이 연기하는 모습이 '코빅' 원년 멤버답다.

이국주, 박나래, 양세형 등 인기 개그맨들을 다수 배출한 장수 코미디프로그램 tvN '코빅'. 개그맨은 아니지만 '징맨'으로 그 시작을 함께한 황철순은 6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코빅 녹화를 앞둔 현장에서 황철순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 코빅 마스코트 '징맨'…6년 차 오픈 멤버

민소매티를 입은 징맨이 개그 코너가 끝날 때마다 징을 치는 이색적인 모습은 방송 초반 큰 화제였다. 이후 벌써 6년이 흘렀다.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그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코빅이 처음엔 시즌제였는데 정규가 되면서 오래 하게 됐죠. 특이한 캐릭터가 필요할 때 제가 코너에 투입되기도 하는데요,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일이라는 생각은 안 들고 녹화장에 오면 스트레스가 풀려서 좋아요."

징맨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그에게는 방송가 러브콜이 쏟아졌다. 캐릭터가 잡히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섭외 요청이 쏟아진 것. 코빅을 떠날 고민은 하지 않았을까? 그는 코빅을 '초심'으로 표현했다.

"이국주 씨나 박나래 씨처럼 최고 전성기를 맞은 분들도 코빅에 다시 오시잖아요.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코빅 덕분에 캐릭터가 생겼고, 코빅을 통해 잘 됐는데 바빠졌다고 접을 순 없죠."

◆ '코빅' 밖 일상…철저한 자기관리는 필수

코빅을 포함해 여러 방송 활동을 하고 있지만 황철순은 현역 선수다. 꾸준한 몸 관리를 위해 식단 조절과 운동은 필수. 비시즌일 때도 방송 활동을 위해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선수들은 2시간 반에서 3시간마다 단백질 식사를 해야 하는데 오늘처럼 코빅 녹화가 있는 날에는 닭가슴살 도시락을 가져와요. 메인메뉴가 닭가슴살과 고구마인데 닭가슴살은 하루에 1.2kg에서 1.5kg 정도 먹어요."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몸매를 유지하지만, 큰 체격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체격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고. 또 하나, 의상 문제다.

"국내에선 맞는 사이즈를 찾을 수 없어서 해외 나갔을 때 1년치 옷을 사들여요. 민소매 옷을 입고 겨울에는 니트나 패딩을 위에 입어요. 코빅 녹화에서는 계절 상관없이 민소매를 입는데 관객 열기 때문에 더워요."

◆ 피트니스 선수부터 광고 모델까지

시청자들은 '코빅'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 황철순을 만난다. 하지만 방송 뿐 아니라 피트니스 선수이자 사업가로 활동 중인 그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 곧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대회 출전도 앞두고 있다.

"방송 일을 하니 시간적 여유는 부족하더라고요. 피트니스클럽을 운영하는데 회원들에게 다 PT 환불을 해줬어요. 방송 스케줄은 급작스럽게 생기는 경우가 있으니까 시간 맞추기가 힘들더라고요."

욕심부리지 않되 맡은 일에는 책임을 다하는 것. 그의 일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소신이다. 책임감이 투철한 만큼, 우리나라 피트니스 1세대 선수로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몸짱 열풍을 바라보는 견해도 확실했다.

"좀 더 전문적인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웬만한 운동 상식은 인터넷 검색하면 다 찾을 수 있는데, 전문가라면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만한 전문성이 가미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후배들에게 많은 경험 쌓게 해주고 싶다"

10년 전만 해도 피트니스는 대중에 생소했다. 굳이 새로운 길을 걸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남들이 안한 걸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신이 개척한 만큼, 자신을 롤모델로 삼고 성장하는 후배들을 향한 애정도 남달랐다.

"늘 혼자 해외 대회를 나갔어요. 꾸준히 출전하면서 조언을 들었고, 수상도 가능했죠. 초반에는 미소 점수가 부족한 걸 알고 수천만 원 대출을 받아 앞에 치아를 갈았는데 27등에서 다음 해에 2등이 됐어요. 이제는 가능성 있는 후배들을 뽑아서 함께 다녀와요. 큰 경험이 되는 거니까요."

바쁜 스케줄 가운데 꾸준한 방송 활동도 결국 피트니스 1세대로서의 책임감에서 비롯된 결과물이었다. 전문가가 운동을 홍보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호감을 얻어야하고, 그로 인해 운동도 인기 있어진다는 것.

"피겨도, 김연아라는 스타가 탄생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잖아요. 모든 스포츠가 그래요. 스타가 배출되야 지원과 관심이 생기거든요. 저도 잠을 줄여서라도 제가 최대한 활동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어요."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 = 김수민 기자 (k.sumi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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