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썸머나잇' 씁쓸한 실소만 터질 뿐…[프리뷰]

'쓰리썸머나잇' 씁쓸한 실소만 터질 뿐…[프리뷰]

2015.07.1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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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코드는 진화하고, 관객들의 취향은 점점 다양해진다. 그렇기에 영화 속에 배치된 익숙한 코믹 요소들은 편안함을 줄 수도 있지만, 관객들에게 식상함만을 안길 위험도 있다.

코믹 영화 '쓰리 썸머 나잇'이 여름 극장가에 출격한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으로 한국 코믹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김상진 감독의 신작이다. 돌아온 김상진 표 코미디는, 어땠을까?

전개가 예상 가능한 스토리는 아쉬웠다. 19금 B급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감독이 설정한 세 남자의 일탈이 여자 꼬시기에 불과했기 때문. 충동적으로 향한 해운대에서 세 남자는 여성들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던진다.

김상진 감독은 "사회 초년생들을 위로하는 휴가 같은 영화"라고 소개했지만, 안타깝게도 '쓰리 썸머 나잇'은 빵빵 터지는 통쾌한 웃음보다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실소를 짓게 한다.

단,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 됐다.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이 화려한 일탈을 꿈꾸며 부산 해운대로 떠나는 세 친구로 분했다. 특히 손호준은 베드신에도 도전하며 캐릭터 변신을 꾀했다.

'쓰리 썸머 나잇'은 세 친구 명석(김동욱 분), 달수(임원희 분), 해구(손호준 분)가 화려한 일탈을 꿈꾸며 부산 해운대로 떠난 후 겪게 되는 3일 밤의 이야기를 그린다. 명석, 달수, 해구는 삶에 지친 청춘을 대표하는 인물로 만년 고시생, 비정규직 콜센터 상담원,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이들의 직업이다.

김상진 감독은 여기에 루저의 향기가 물씬 풍기도록 살을 붙였다. 명석은 최연소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변호사 여자친구의 잔소리를 귀에 박히도록 듣고 산다. 달수는 진상 고객의 욕지거리에 기계처럼 메뉴얼을 읊다가도 걸그룹 '달샤벳' 생각에 미소를 짓는 열혈 삼촌팬이다. 해구는 더 비루하다. 여자친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을 제약회사 회장의 아들이라 속이고, 남자로서 치명적인 신체적 결함까지 갖고 있다.

그런 세 사람이 휴가지에서 만난 낯선 여인과의 뜨거운 하룻밤을 목표로 달리기 시작하는 순간, 영화는 관객의 공감은 물론 웃음도 놓쳐 버리고 만다. 기대에 부푼 채 찾은 휴가지에서 예상과 달리 별다른 재밋거리를 찾지 못한 느낌이다.

그나마 임원희의 나이를 잊은 코믹 연기가 영화의 맛을 살렸다. 시치미 뚝 떼고 김동욱, 손호준의 친구로 등장하는 임원희는 '쓰리 썸머 나잇'의 가장 큰 재미 요소다. '달샤벳' 지율, 심은진과의 러브신도 야릇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 영화로 스크린 첫 주연 신고식을 치르는 손호준은 최근 리얼 예능에서 보여준 숫기 없는 이미지를 탈피하려 애를 쓴 모습이다. '쓰리 썸머 나잇'에서 감행한 베드신이 이미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역 후 스크린 복귀작으로 '쓰리 썸머 나잇'을 택한 김동욱은 중심을 잡는 캐릭터 소화로 영화에 현실성을 불어넣었다. 처음 도전하는 코미디 장르지만,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자연스럽게 극에 어우러졌다.

연기파 배우 윤제문, 류현경은 적은 분량에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윤제문은 부산 최대 마약 밀매 조직의 보스 마기동으로 분해 개성 있는 연기를 펼쳤다. 류현경은 명석의 여자친구 지영으로 등장해 거침없는 욕 연기로 여성 관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준다. '달샤벳' 지율과 심은진, 카메오로 등장하는 조정치도 깨알 웃음 포인트다.

'쓰리 썸머 나잇'은 오늘(15일) 개봉한다. 청소년관람불가.

YTN PLUS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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