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회복 vs 인공조림'...최악 산불 뒤 산림 복구 어떻게?

'자연회복 vs 인공조림'...최악 산불 뒤 산림 복구 어떻게?

2025.10.04. 오전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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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월 초대형 산불이 경북 북부를 휩쓸었습니다.

복구 계획이 한창인데, 산에 인공적으로 나무를 심을지, 자연 회복에 맡길지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산불로 잿더미가 된 경북 의성의 야산입니다.

시커멓게 타죽은 나무 사이로 초록색 새 수목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불과 6개월 만에, 자연이 스스로 회복을 시작한 겁니다.

숲에 직접 들어와 봤습니다. 죽은 나무 밑동에는 이렇게 숲이 통째로 탔던 흔적이 아직 선명한데, 주변엔 벌써 사람 키 높이만큼 자란 수목들도 많습니다.

사찰 소유 숲 250㏊가 모두 탄 천년고찰 고운사도 인공조림 없이 자연회복을 결정했습니다.

[등운 스님 / 고운사 주지 : 사람이 인위적으로 손대서는 살릴 수가 없어요. 자연한테 맡겨두자, 그러면 그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식생이 가장 빨리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자연 회복한 숲은 기후에 맞는 다양한 나무가 자라 생태계 복구에 유리하고, 활엽수 비율이 늘어 산불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활엽수림 지역의 신갈·굴참·떡갈·갈참·졸참 이런 나무들은 대부분 심은 나무가 아니라 스스로 자라난 것이고, 놔둬도 얼마든지 숲이 잘 재생하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공조림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만만찮습니다.

자연 복구의 경우 수종 간 경쟁으로 울창한 숲을 만들기 어렵고, 나무가 자라지 않는 구역도 생깁니다.

생장 환경을 사람이 관리할 수 없어 목재 생산이 어렵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입니다.

[엄태원 / 우탄 숲복원생태연구소장 : 자연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자연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정도 나무를 관리해서, 인위적인 힘을 집어넣어서 더 빨리 좋은 숲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

각 지자체의 복구 계획은 내년 초쯤 윤곽을 드러낼 예정인데, 인공조림과 자연회복 사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yskim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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