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판엔 비닐, 소변은 페트병에…강릉 속 타는 '절수' 현장

식판엔 비닐, 소변은 페트병에…강릉 속 타는 '절수' 현장

2025.09.09.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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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판엔 비닐, 소변은 페트병에…강릉 속 타는 '절수' 현장
사회복지시설 65곳에서 도입한 식판용 위생 비닐 커버 /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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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가 최악의 가뭄에 직면하면서 물 절약을 위한 극단적인 대책에 나선 가운데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설거지에 필요한 물조차 아끼기 위해 식판에 비닐 커버를 씌우고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강릉시는 8일 지역 내 강릉시립복지원, 강릉종합사회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 65곳에서 식판용 위생 비닐 커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은 비닐을 씌운 식판과 일회용 수저, 컵을 사용하며 배식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강릉시는 이렇게 아낀 물을 입소자들의 위생 관리와 최소한의 급수에 우선 활용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도 절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강릉 지역 한 온라인 카페에는 '페트병에 소변을 본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글쓴이는 "저희 남편이 그러겠다니 아들도 따르겠다네요. 여자인 저는 어쩔 수가 없네요. 받아 놓은 물 부어서 내려야지요"라고 전했고, 다른 주민들도 요강을 구매하거나 '가족이 순번제로 한 번만 물을 내린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비 소식 간절한 강릉 오봉저수지 ⓒ 연합뉴스

문제의 심각성은 저수율에서 드러난다. 강릉 식수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는 9일 오전 10시 기준 저수율이 12.2%로, 전날보다 0.2% 포인트 줄었다. 지난 7월 23일 36.7%까지 올랐던 저수율은 48일 연속 하락세다.

이런 가운데 9일 강원지방기상청은 오는 13일 한반도를 지나는 저기압 영향으로 강릉을 포함한 영동 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70~80%로 예상한다며, 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11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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