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도' 해역 놓고 제주·전남 완도 갈등...해상 시위로 격화

'사수도' 해역 놓고 제주·전남 완도 갈등...해상 시위로 격화

2025.09.05. 오후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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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와 전남 완도 사이의 작은 무인도, '사수도'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지난 2008년 섬 관할권을 두고 헌법재판소까지 갔던 두 지자체가 이번에는 섬 주변 바다를 두고 또다시 맞붙은 건데요,

어떤 사연인지 나현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남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2시간을 달리자,

완도 소안면과 제주 추자면 사이에 있는 무인 섬, '사수도'가 나타납니다.

완도 주민들은 사수도 해역이 완도군 관할이라며 해상 시위를 벌이고, 경계석을 내립니다.

제주와 전남 완도가 다툼을 벌였던 사수도는 지난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당시 북제주군 관할로 결론 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수도 주변 해역이 분쟁의 중심으로 떠오른 겁니다.

해상 풍력 사업 추진을 위해 민간 업체가 낸 사수도 해역 공유수면 점·사용 신청을 완도군이 허가해준 게 발단이었습니다.

제주도는 해당 해역이 제주 관할이라며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국가 표준 지도인 '국가 기본도'상 경계선 표시 남쪽 해역이라 제주가 관리권한을 갖는다는 겁니다.

또 완도군이 허가 내준 곳 가운데 한 해역이 관할을 인정받은 사수도와 너무 가깝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강승오 /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산업과장: 이 어장은 우리 제주 어민들이 수십 년간 수 대를 이어오면서 이어가는 그런 어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주도의 어장이라고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완도 주민들은 사수도 해역을 완도 관할로 표기한 과거 지도가 여럿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2008년 헌재 결정은 단지 섬에 대한 관할을 결정한 것뿐이라며, 오히려 오랜 세월 사수도 해역에 대해 완도가 관할권을 행사해왔다는 입장입니다.

[김치국 / 완도 보길·노화 어선협회장: 여기는 당연히 우리 완도군 해역입니다. 이 바다를 제주도 바다라고 하는 것은 여기 보길도, 소안도 모든 지역이 제주도 거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러분.]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추자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면서 갈등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전남도와 완도군은 사업구역 일부가 법적 다툼 중인 해역이라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의준 / 전남도의회 의원: 이번을 계기로 해서 정부와 헌법 국회에서도 우리 해상 경계와 관련된 성문법을 반드시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지속해 온 '사수도'를 둘러싼 갈등은 이번에도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까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나현호입니다.



YTN 나현호 (nhh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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