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에 기후관측망...'훼손' vs '연구' 팽팽

제주 곶자왈에 기후관측망...'훼손' vs '연구' 팽팽

2025.07.27. 오전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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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제주 성산읍 곶자왈에 기후변화 관측망 조성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천연림이자 생태계 보고인 곶자왈을 훼손할 수 있다는 환경단체의 반발과 기후변화 연구를 위한 필수 시설이라는 국립생태원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KCTV 제주방송 문수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성산읍 수산리 일대 곶자왈 지대입니다.

함몰지 형태의 곶자왈 특유의 모습이 잘 보존돼 있고 근처에 가시딸기와 새우난 군락지가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도 높은 곳입니다.

이 지역은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에 따라 생태계 2등급으로 지정돼 있어 원칙적으로 토지 형질변경이 금지돼 있습니다.

다만 국가연구시설은 예외로 허용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곳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관측망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동 관측 센서를 기반으로 한 관측시설을 짓고 기후와 생태계, 탄소 흡수량 등을 조사해 정부의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는 목적입니다.

설치되는 관측시설은 높이 30m에 넓이 4m 규모이며 내년 12월 준공이 목표입니다.

"최근 이곳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관측망 설치가 추진되고 있는데요. 도내 환경단체는 곶자왈 훼손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곶자왈사람들을 비롯한 도내 환경단체는 국가 연구를 위한 목적이라도 생태계 2등급 지역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입지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또 환경 영향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착공식까지 연 점에 대해서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지의 /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 : 누가 봐도 곶자왈답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함몰지가 깊고 숨골이 발달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곳에 시멘트를 바르고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자체가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국립생태원은 연구 목적상 곶자왈 내부 설치가 불가피하다며 그중 수목 훼손이 가장 적은 장소를 사업부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환경단체가 제기한 숨골 훼손 가능성에 대해서는 허가된 범위 안에서 관측망 설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창석 / 국립생태원장 : 숨골, 지하수가 모이는 곳에 설치하면 저희 관측시설도 제대로 서지 못합니다. 그것을 피해서, 가능한 피해를 적게 주는 곳에 설치해서 여기서 얻은 데이터는 곶자왈은 물론 제주도 전체, 이 나라 또는 지구 전체 환경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하나의 창이라고 볼 수 있어요.]

국립생태원이 환경단체와 추가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생태 보전과 국가 연구라는 두 가치 사이에 어떤 해법을 찾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영상기자: 박병준


YTN 문수희 kctv (kimmj02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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