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보호법 20년...예외 조항에 무너진 산림

백두대간 보호법 20년...예외 조항에 무너진 산림

2025.06.19. 오후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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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핵심 생태 축 '백두대간'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보호지역에서조차 '예외 조항'이라는 이름 아래 여전히 대규모 훼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백두대간 주 능선인 강원도 강릉 자병산.

정상부 한가운데 계단식으로 깊게 파낸 채석장이 흉물처럼 드러나 있습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이지만, 석회석 채굴은 5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호법 시행 이전에 허가받았다는 이유로 지금도 채굴이 가능한 겁니다.

훼손 면적은 무려 축구장 390개 규모에 달합니다.

마을과 가까운 계곡으론 폐석 더미까지 쏟아져 내려 장마철 산사태도 우려됩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다 돌이기 때문에 빗물에 쓸려가서 가속도가 붙으면 이 토사량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저 아래 다 쓸고 갈 수 있다는 거죠.]

경북 문경 대야산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과거 장석 광산 개발로 축구장 430개 면적의 백두대간 보호지역이 훼손됐습니다.

주민 민원으로 한때 중단됐던 채굴은 행정소송 끝에 최근 재개됐는데, 갱내 채굴 방식이다 보니 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김원호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일부 허용 행위들을 좀 과하게 집어넣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호구역이 아닌 보호구역이 되어버린 상황인 거죠.]

광산 개발은 산림 훼손은 물론 산사태와 지하수 오염 등 2차 피해 위험도 커 복구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복구는 대부분 형식적이고 관리·감독은 허술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 최소 1년에 한 번은 현장에 가서 협의가 나간 부분에 대해 확인하고 있어요. (폐석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국토의 2.6%에 해당하는 27만여 헥타르.

전문가들은 예외 조항 삭제와 복구 기준 강화 등 법 개정과 함께 현장 중심의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영상기자 : 조은기
화면제공 : 녹색연합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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