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지도하고 민원에 시달리다...중학교 교사 발인

학생 지도하고 민원에 시달리다...중학교 교사 발인

2025.05.24.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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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사·학생, 눈물로 고인 마지막 길 배웅
지도하던 무단결석 학생의 가족이 항의·민원 지속
22일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힘들었다" 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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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2일 제주 지역 중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발인이 엄수돼, 제자와 동료 교사,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이 교사는 무단결석 학생을 지도한 뒤, 학생 가족으로부터 계속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A 교사의 관 위에 제자들이 준비한 노란색 꽃이 하나둘 놓입니다.

고인을 향한 마지막 인사입니다.

운구차는 생전에 열정을 다해 가르쳤던 학교를 들렀습니다.

동료 교사와 학생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지켜봤습니다.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졸업한 지 10년이 지난 제자는 여전히 선생님을 진정한 스승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A 교사 제자 : 참 스승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분이고요. 이제 엇나가는 사람이 있거나 하면 제대로 잡아주시고 남아서 공부하고 있으면 짜장면도 한 그릇씩 사주신 그런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학생을 아꼈던 마음은 끝내 상처로 되돌아왔습니다.

무단결석하던 아이를 걱정하며 지도했는데, 학생 가족에게서 항의와 민원이 이어져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교사는 결국 지난 22일 새벽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교사 유족 : 개인적인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근데 하루에 13번까지도 전화가 왔다. 밤 12시 이런 시간에도 연락이 오고.]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 보호 대책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교사는 민원 앞에 홀로 서 있습니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실효성 있는 교권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YTN 고재형입니다.


영상기자 : 윤지원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고재형 (jhk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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