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구 약탈 '고려 불상' 일본으로..."꼭 다시 만나요"

왜구 약탈 '고려 불상' 일본으로..."꼭 다시 만나요"

2025.05.10.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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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긴 법적 분쟁 끝에 일본의 소유권이 인정된 고려 시대 불상이 100일간의 고향 방문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불상을 떠나보는 법회에서 시민들은 우리 문화재를 다시 떠나보내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목탁 소리와 반야심경이 법당 안에 울려 퍼집니다.

647년 만에 고향인 충남 서산 부석사에 돌아왔던 고려 시대 불상인 '금동 관세음보살 좌상'.

어느덧 100일이 지나 일본으로 다시 떠나 보내야 하는 날이 찾아왔습니다.

[김용주 / 충남 서산 부석사 신도회장 : 이곳에 모인 우리는 보살님의 슬픔을 걷어버리고 환한 미소를 되찾아 드리고자 다짐합니다.]

10년 넘는 소유권 분쟁 끝에 우리나라 법원은 지난 2023년 일본 관음사가 불상을 오랜 기간 점유해 소유권이 인정된다고 최종 판결했습니다.

이후 양측 동의로 불상 단기 대여가 성사되면서 왜구에 약탈당했던 우리 문화재가 지난 1월, 부석사에 잠시 봉안됐습니다.

100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전국에서 5만여 명이 다녀갔고, 정부의 환수노력을 촉구하는 서명에는 2만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문수심 / 충남 서산 부석사 신도 : 관세음보살님을 보내드리지만, 꼭 다시 오시리라 믿습니다. 아쉬운 마음이야 말할 수 없고….]

일본은 불상이 일본에 도착하는 대로 자신들의 주요 유형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나카 셋코 / 전 일본 관음사 주지 : 불상을 박물관에 기탁해서 수장고에 보관하고 기회가 있을 때 전시할 것입니다.]

부석사는 불상의 왜구 약탈 사실과 긴 법적 다툼 끝에 일본으로 가게 된 과정 등을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전할 계획입니다.

[원우 / 충남 서산 부석사 주지 : 100년이 지나도 과거의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한일 관계는 진전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약탈 된 문화재는 적어도 제자리에 돌아와야 하고….]

또, 우리 선조의 유해가 묻힌 무덤의 흙을 가져와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약탈 추정 문화재들의 환수를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영상기자:장영한




YTN 이상곤 (sklee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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