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켰습니다" 의·정 갈등 속 이뤄진 농촌 진료 봉사

"약속 지켰습니다" 의·정 갈등 속 이뤄진 농촌 진료 봉사

2024.03.29. 오전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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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대 정원 문제로 빚어진 의·정 갈등이 이어지면서 진료 차질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중 보건의 차출이 이뤄진 농촌 지역에서는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는데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농촌 마을과 맺은 진료 봉사 약속을 지킨 의료진들이 있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농촌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이 진료실로 변했습니다.

평소에도 아픈 곳이 참 많았던 어르신들,

의사가 왔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허리는 안 아프시고? 다리 저리고 그런 건 없으세요?"

진료가 끝이 아닙니다.

기력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영양주사를 놔드리고,

"수액 맞다가 숨차거나 불편한 거 생기시면 바로 말씀하세요."

근육통에 시달린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물리치료사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아버님, 평상시에 자세가 굽어 계세요. 그래서 혼자 계실 때 제가 이렇게 하는 것 있죠?"

치료를 마친 뒤 약도 챙기고 세심한 설명도 잊지 않습니다.

"간 기능 좀 안 좋다고 나와서 선생님이 간장약을 좀 주셨어요. (나 술도 안 먹는데.) 술 안 먹어도 과일이나 그런 거 많이 먹어도 그럴 수 있어요."

의료 서비스가 늘 부족한 농촌 마을.

전공의 파업과 교수 사직, 이에 다른 보건지소 공보의 차출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료받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마을에 의료진이 직접 찾아오면서, 주민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사영한 / 강원 홍천군 내면 : 기분 좋게 지금 물리치료를 받고 나왔습니다. 하여간 의사 선생님들한테 고맙다는 말밖에 할 게 없어요.]

농촌 진료 봉사는 수년 전 맺은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9년 서울 아산병원이 강원도 홍천지역 진료 봉사를 하기로 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기한 없이 연기됐다가 이번 의·정 갈등 사태에도 잊지 않고 마을을 찾았습니다.

정형외과와 내과 전문의는 물론 간호사 등 의료진 17명이 이틀간 상주하며 어르신들을 살폈습니다.

[한유영 /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 인력 문제도 많이 있기는 했는데 이렇게 시골에 와서 어르신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오게 되었고 와서 이렇게 도와드리니까 너무 마음이 더 따뜻해지고 저희도 뜻깊은 시간이 된 것 같아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의·정 갈등 속 이뤄진 진료 봉사,

어려운 시기에 수년 전 약속이 지켜지면서 주민 감동은 두 배가 됐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박진우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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