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호소하며 숨진 고3...유족 "학교가 피해 호소 묵살"

학교폭력 호소하며 숨진 고3...유족 "학교가 피해 호소 묵살"

2023.05.25. 오후 9: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2주 전 충남 천안의 한 주택에서 고등학교 3학년 김상연 군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가방 속 수첩과 유서에는, 1학년 때부터 동급생들이 저질렀다는 괴롭힘 사례들이 빼곡히 적혀있었습니다.

유가족들은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미온적으로 대응해 아이가 숨진 거라며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김 군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고향을 떠나 충남 천안에서 어머니와 생활하던 고등학교 3학년 김상연 군.

전남 목포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지난 11일 김 군이 숨졌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 군은 수첩과 유서에 고1 때부터 동급생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고향을 비하하거나 성적인 모욕을 했고, SNS를 통해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올리는 등 괴롭혔다는 내용입니다.

[김복철 / 고 김상연 군 아버지 : 특정 학생들 한 8명 정도가 1학년 때부터 3학년까지 계속 지속적으로 왕따시키고 게이라고 놀리고 욕하고….]

참다못해 선생님과 학교폭력 관련 상담도 했지만 후속 조치가 없었다는 메모도 있었습니다.

[김복철 / 고 김상연 군 아버지 : 5월 4일에 집사람이 전화해서 학교폭력방지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없었다고 묵살하고….]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교사가 학교 폭력 신고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유가족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또,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학교폭력 전담 기구를 구성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천안교육지원청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학교폭력위원회 개최 등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김 군이 숨진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유서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 선생님들과 같은 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실제 괴롭힘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군 아버지는 나이 마흔이 넘어서 본 귀여운 막내아들을 떠올리며 몇 번이고 울먹였습니다.

유서 속 당부대로 아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경찰과 교육청이 책임지고 진상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복철 / 고 김상연 군 아버지 : 가해자 학생들과 직무 유기한 선생님, 지휘 선상에 있었던 분들, 이분들은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촬영기자:장영한
그래픽:박유동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