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가 맞나?... '사국시대'론 논의

'삼국시대'가 맞나?... '사국시대'론 논의

2023.05.20. 오전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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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야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계기로 준비한 연속 보도 시간입니다.

지난 주에는 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되면,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 살펴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중앙집권화의 길을 가지 않아 고대국가로서 위상을 인정받지 못한 가야사에 대한 학계의 고민을 살펴봤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고령군의 지산동 고분군입니다.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에 가장 번성한 후기 가야 연맹의 한 곳입니다.

학계에서는 이곳 대가야와 함께 10여 개에서 20여 개의 작은 나라들이 연맹체를 결성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후기 가야 연맹'은 가정 번성했을 때의 영역도 상당합니다.

서쪽으로 호남의 소백산맥을 넘어까지, 동쪽으로 낙동강을 경계로 신라와 대립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산동 고분군은 해발 400m 가까운 지역에 확인된 고분만 7백 기가 넘습니다.

특히, 정교한 순장 풍습이 확인되는 곳입니다.

[김기홍 / 고령 대가야 박물관 학예연구사 : (지산동 44호분의 경우) 1개의 주곽, 2개의 부곽, 32개의 순장곽이 주곽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축조된 것이 특징인데요. 그 안에서는 40여 명에 달하는 순장자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가야는 그동안 연맹이라는 특성 때문에 고대국가로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소국에서 연맹 그리고 연맹에서 국가로 발전한다는 역사학계의 이른바 '발전 사관'에 발목을 잡힌 겁니다.

왕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 국가로 발전하지 못하면 고대국가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기존 역사학계에서 문명사적 핵심 단어로 써온 '삼국시대'론에 대한 반론이 제기됐습니다.

그 근거로 우선 삼국만의 시대는 가야가 신라에 멸망한 뒤인 562년부터 660년까지 불과 98년밖에 되지 않고,

가야의 영토가 백제와 신라에 못지않게 넓었다는 점입니다.

또 가야의 철기·토기와 같은 찬란했던 문화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삼국에 더불어 가야를 포함하는 이른바 '사국시대'론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김재홍 / 국민대학교 한국역사학과 교수 : 연맹이기 때문에 후진적인 것이 아니고 고대국가의 하나의 단계, 유형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삼국의 중앙집권국가와 동일한 시점에 자기 생명력을 가진 국가로 인정하게 되면….]

최근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 유적협의회는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7개 가야 고분군이 있는 경남과 경북, 그리고 전북은 가야의 역사를 다시 세우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박완수 / 경남도지사 : 고분을 중심으로 해서 전체적인 가야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재조명이나 종합적인 발굴계획, 종합적인 발전 계획을 만들어 갈….]

중앙집권화의 길을 가지는 않았지만, 화합과 공존으로 어우러져 고대 문명을 꽃피운 가야.

가야사의 재조명으로 우리 고대사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박종혁입니다.

YTN 박종혁 (john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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