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직적 사기에도 '속수무책'...신고해도 하세월

단독 조직적 사기에도 '속수무책'...신고해도 하세월

2022.11.12. 오전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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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범죄 수법에 공통된 사기 계좌 사용
중고 거래 사기 ’조직적 범죄’로 이뤄져
개인 간 물품거래 사기 즉각 계좌 정지 못 해
신고해도 수사관 배정까지 3주 이상 걸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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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승을 부리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기'에 대한 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중고 거래 사기는 얼핏 개인 간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엔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도, 중고거래 사이트 업체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홍성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백 건 중고 거래 사기에 공통으로 사용된 계좌.

그리고 이어지는 똑같은 범죄 수법.

중고 거래 사기는 더는 개인 간 사기가 아닌, 조직적인 범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가 이런 사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신지영 / 당근마켓 서비스 운영팀장 (지난달 7일 행안위 국정감사) : 현장에서 보다 보면 집단적으로, 조직적으로 사기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거를 저희가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루트가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피해자는 계속 늘어납니다.

하지만 개인 간 물품 거래 문제로 취급돼 보이스 피싱처럼 즉각적인 계좌 지급 정지도 어렵습니다.

경찰 신고를 해도 전국에 퍼진 피해자 사례를 모집해 특정 경찰서 담당 수사관에게 이관, 배정하는 데는 3주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피해자들은 경찰 대처가 아쉽다고 토로합니다.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 : 피해자가 전국적으로 다 여기저기 막 나오기 때문에 이걸 수사하는 경찰관이 제일 먼저 수사한 수사관을 기다리고 있어요. 가장 먼저 수사를 시작한 수사관을 찾아서 그쪽으로 다 이첩을 시키려고 아무도 수사를 안 하고 계속 기다리는 거예요.]

사건이 배정돼도 정식 수사에 들어가기까지 또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피해자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한 달 전 신고한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인 한 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과 통화했습니다.

중고거래 사기도 언론사 제보가 되는지 되묻더니, 여전히 사건을 접수 중이라고 말합니다.

[경북 ○○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 : 그게 제보가 되는 거에요? 하하하…. 피해자분이 좀 많으신가요? 전국적으로 지금 사건이 계속 들어오니까 그걸 모아서 한 번에 수사할 예정입니다.]

피해자들이 참다못해 직접 대포 통장 계좌 주인을 찾아가 범죄 여부를 따져 물은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반하장, 계좌 주인은 자신 역시 피해자라며 사기 범죄 개입을 부인했습니다.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 : 옛날에 내가 대출받으려고 어떤 사람한테 내 개인 정보 줘서 통장 만들라고 한 적은 있어도 내가 이렇게 사기에 이용된 지 몰랐다, 내 통장에 5천 원밖에 없다, 이러더라고요.]

신고해도 아무 진척 없는 경찰 수사.

피해자들만 애가 타는 이 순간, 사기 범죄자들은 또 다른 피해자를 찾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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