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제주 바다 적응 중...남은 과제는?

[뉴있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제주 바다 적응 중...남은 과제는?

2022.09.22. 오후 8:0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월간 뉴있저', 이번 달 주제는 '동물권'입니다.

오늘은 포획된 지 17년 만에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돌고래 '비봉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서은수 PD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언급하면서 화제가 됐죠.

그중에서 마지막까지 수족관에 남았던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요?

[기자]
비봉이는 2005년 제주 바다에서 잡힌 뒤 올해까지 17년 넘게 수족관에 있었습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 멸종 위기종으로, 지난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는데요.

당시 수족관에서 사육되고 있던 8마리 남방큰돌고래 중 제돌이, 춘삼이 등 7마리는 모두 짝을 지어서 제주 바다에 방류됐습니다.

'비봉이'만 올해까지 수족관에 있었는데, 지난 8월 해수부가 방류를 결정하면서 제주 바다에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저희 뉴있저 제작진이 제주도에 가서 비봉이의 훈련 상황은 어떤지, 모니터링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만나봤습니다.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앵커]
혼자서 훈련 중인 비봉이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또 안쓰럽기도 하네요. 방류 전, 남은 훈련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비봉이는 지난 8월 4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한 가두리에서 야생 적응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활어를 스스로 사냥해 먹고, 대정읍 앞바다에 서식하는 야생 돌고래 무리와 교감하는 등 바다 생태계에 적응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건데요.

비봉이를 관찰하고 있는 방류협의체에 따르면, 비봉이 가두리 주변에 하루 평균 한두 번 정도 야생 돌고래 무리가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고요.

8월 한 달 동안 열 차례 이상 비봉이가 야생 무리와 교감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합니다.

다만, 지금 비봉이는 힌남노 등 연이어 닥친 태풍 때문에 이전에 살던 수족관에 대피해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은 다시 수족관에서 지내고 있는 거군요. 비봉이가 훈련을 끝내고 바다로 돌아가는 시점은 정해졌나요?

[기자]
해수부는 태풍으로 파손됐던 가두리 보수를 마친 만큼 다음 주쯤 비봉이를 다시 대정읍 앞바다 가두리로 이송할 예정입니다.

방류 시점은 비봉이의 적응 과정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방류협의체는 이전 방류 경우들과 달리, 비봉이의 방류 날짜, 즉 디데이는 정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로 방류 기간만 정해두고 지켜보다가, 야생 무리가 가두리 근처에 오거나 비봉이가 이들과 교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 그때 가두리를 열어 자연스럽게 방류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야생 무리와 교감이 계속해서 포착되는 등 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방류를 앞두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기존에 방류됐던 남방큰돌고래들은 2013년 제돌이·춘삼이·삼팔이, 2015년 태산이·복순이처럼 모두 두세 마리씩 짝지어 훈련을 받은 후 같이 방류됐는데요.

이렇게 훈련해야 사회성을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데, 비봉이는 혼자 훈련을 받고 있어서 이런 과정이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 다른 방류 돌고래들보다 긴 시간을 수족관에서 보낸 것도 문젭니다.

제돌이, 춘삼이 등 방류 후 야생 적응에 성공한 다섯 마리는 수족관에서 보낸 시간이 3~6년 정도지만, 비봉이는 17년 넘게 수족관 생활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단체와 전문가는 방류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고래는 당연히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인간적인 감정만으로 섣불리 결정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란영 / 제주비건 대표 : 지금 분위기로는 '수족관은 무조건 나빠' 이런 식으로 해서 '이 아이는 무조건 바다로 가야 해' 어떤 인간적인 감정으로 좀 투영해서 하고 있지 않나. '단 한 순간을 살아도 바다에서 살다가 죽어야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우리의 마음이고. 이 돌고래가 느끼는 아무것도 전혀 모르는 곳에 내던져지는, 거기서 느낄 감정이라든지 공포감. 우리가 잘 예측하기 힘들죠.]

[앵커]
그렇군요. 비봉이가 바다로 잘 돌아갈 수 있게, 남은 훈련 과정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겠군요.

남방큰돌고래는 비봉이가 마지막이지만, 아직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는 다른 돌고래들도 있죠?

[기자]
비봉이가 방류되면 국내 수족관에는 벨루가, 큰돌고래 등 21마리가 남게 됩니다.

해수부는 남은 돌고래들에 대해서도 방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야생 동물을 방류하려면 원서식지를 알아야 하고, 특히 무리 생활을 하는 고래류는 무리의 위치를 파악해 그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 큰돌고래, 벨루가 등은 원서식지가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개체들은 야생 방류가 아닌, 사람들의 손이 닿는 '바다 쉼터'에 방류해야 한다는 대안이 나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형주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어떤 게 이 동물한테 가장 인도적인 방법인지는 개체별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고, 야생에서 살아갈 능력이 없거나 그런 방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고래들은 힘을 다할 때까지 어쨌든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바다 쉼터를 우리나라에 건립을 하든…. 불필요한 또 다른 고통을 겪지 않도록 우리가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되는 게 당연히 인간의 책임이고요.]

[앵커]
인간의 목적에 의해 잡혀와서 일생을 갇혀 산 고래들이 앞으로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끝까지 고민하고 책임져야 하겠네요.

월간 뉴있저, 다음 주제는 뭔가요?

[기자]
월간뉴있저, 내일은 수족관 돌고래였던 비봉이처럼, 인간의 오락을 위해 전시되고 이용되고 있는 동물들 이야기를 다룹니다.

경주마 퇴역 후 학대당하거나 방치됐다가 구조된 말들이 머무는 제주도의 한 목장을 다녀왔는데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찾은 경주마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서은수 (seoes0105@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