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하려다 화재'...가득 채운 면세유가 화근

'태풍 피하려다 화재'...가득 채운 면세유가 화근

2022.07.04. 오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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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에어리'는 다행히 일본 쪽으로 빠져나갔죠.

그런데 태풍를 피해 제주 성산항에 정박했던 우리 어선 3척에 불이 나 무려 12시간 만에 진화되는 사고가 났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기름값이 오를까 봐 배 안에 가득 채워둔 면세유에 불이 붙으면서 피해가 커졌습니다.

고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배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불을 끄기 위해 계속 물을 쏩니다.

제주 서귀포 성산항에 정박 중인 어선에서 불이 난 것은 새벽 4시 반쯤.

태풍 '에어리'를 피해 조업에서 돌아온 어선 2척과 태풍 때문에 조업을 나가지 못한 어선 등 모두 3척이 불에 탔습니다.

소방과 해경, 도항선까지 투입해 3시간 만에 큰불을 겨우 잡았는데 이번엔 배에 실린 기름이 문제가 됐습니다.

큰불이 잡혔던 화재는 어선에 있던 기름으로 불이 옮겨붙으면서 재발화됐습니다.

당시 어선 3척에 있던 기름은 8만 5천 리터.

불이 난 어선들은 조업 나가면 한 달가량 장기 조업합니다.

지난해보다 두 배로 오른 면세유 가격이 이달에 또 오를 거란 예상에 평소보다 기름을 더 실은 상태였습니다.

[피해 어선 선주 : 태풍 때문에 기상이 안 좋아서 피항했습니다. 기름값이 많이 오르니까 요즘에는 기름 오르기 전에 좀 많이 가득 채우는 편입니다.]

진화 작업은 소방차까지 불에 탈 정도로 불길이 거세 쉽지 않았습니다.

[황승철/제주 동부소방서장 : 선박 세 척이 밀집해서 진화하다 보니까 연기와 열기가 상당히 심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근접 진화가 상당히 어려웠고]

소방대원들은 불은 물론이고 찜통더위와도 싸워야 했습니다.

교대하며 진화 작업한 끝에 불이 난 지 12시간 만에 모두 끌 수 있었습니다.

소방과 해경은 전기적 원인 등을 포함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고재형입니다.



YTN 고재형 (jhk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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