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에 미친 남자'...최기순 감독

'호랑이에 미친 남자'...최기순 감독

2022.01.16. 오전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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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명한 줄무늬, 하얀 눈밭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야생호랑이입니다.

올해가 임인년, 호랑이의 해죠.

야생 호랑이를 화면에 담는데, 열정을 바친 사람이 있습니다.

최기순 다큐멘터리 감독을 홍성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눈밭을 성금 성큼 내 걷는 맹수.

시베리아의 최상위 포식자, 야생 호랑이입니다.

25년 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야생 호랑이를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한 최기순 감독.

[최기순 / 다큐멘터리 감독 : 한국에서 사라진 이 동물이 왜 사라졌을까? 그러면 사람들한테 어떤 메시지를 던졌을 때 다시 우리는 그 호랑이 향수를 불러낼 수 있을까? 그런 데 빠지게 된 거죠.]

지상 15m 나무 위에 친 텐트에서 꼬박 기다린 열흘.

안광이 번뜩이는 호랑이를 마주했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최기순 / 다큐멘터리 감독 : 파워를 켜고 카메라에 담아야 하는데, 손에서 땀이 막 나. 실수하면 안 되니까, 한 번밖에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든 거야. 찍었을 때 긴장감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지.]

날것 그대로 야생 동물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보낸 지난 30년.

전 재산을 들여 강원도 홍천 산골짜기 콩밭을 산 뒤, 직접 나무를 심고 오두막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지난날을 고스란히 기록했습니다.

야생에서 보낸 30년 발자취를 담은 다큐멘터리 역시 조만간 일반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인간과 숲의 공존을 꿈꾸는 그는 자연 생태 체험장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최기순 / 다큐멘터리 감독 : 제가 다큐멘터리를 200편 이상 제작했으니까 그런 전문 다큐멘터리 극장, 그다음에 한반도에 사라진 야생동물만 기록하는 사진작가니까 갤러리(를 만들고), 이런 거를 통해서 사람들하고 이 숲에서 우리 인간과 자연이 어떤 공존을 이뤄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가슴으로 느끼고 가는 숲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한반도에서 사라진 맹수를 찾아 다시 야생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최기순 / 다큐멘터리 감독 : 한 번쯤 인생에서 미쳐봐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생각은 안 하고 그 길만 쭉 지금 25년째 오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저는 미치지 않았어요. 좋아하죠.]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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