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억 원 들인 광역울타리 구멍 '숭숭'..."방역체계 바꿔야"

천억 원 들인 광역울타리 구멍 '숭숭'..."방역체계 바꿔야"

2021.12.12. 오전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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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울타리 1,418km…충북·경북 277km 설치 중
설치 비용 991억 원…"멧돼지 차단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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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대책 가운데 하나가 야생 멧돼지의 이동을 막는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인데요.

지난 2년 동안 1,400km가 넘는 광역 울타리를 세웠는데, 곳곳에 허점이 많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 아래 도로변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가 남하하는 것을 막기 위한 광역 울타리입니다.

하지만 공사 편의상 대부분 도로를 따라 설치하다 보니 곳곳이 끊겨 있습니다.

멧돼지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겁니다.

이번에 광역 울타리를 설치한 도로입니다. 하지만 멧돼지가 자주 다니는 길목인 다리 아래는 이렇게 뻥 뚫려있습니다.

2년 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환경부가 경기와 강원에 설치한 광역 울타리는 1,400km가 넘습니다.

하지만 최근 충북 제천과 단양에서도 감염 멧돼지가 발견되자 부랴부랴 충북과 경북에도 울타리 270km를 설치 중입니다.

들어간 예산은 모두 1,000억 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방역망이 번번이 뚫리면서 울타리 효과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범준 / 야생동물연합 사무국장 : 병 걸린 멧돼지 10마리가 울타리 안에서 다 죽으면 다행이지만 그중 한 마리라도 탈출하면 다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울타리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일이죠.]

환경부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북부 접경지에서 충청권까지 남하함에 따라 앞으로 울타리 설치를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김지수 / 환경부 야생동물 질병 관리팀장 : 경기, 강원 북부지역과 달리 앞으로 확산하는 지역은 도심지, 농경지 등으로 인구 활동이 아주 활발한 곳이어서 울타리 차단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울타리는 양돈농장 주변에만 겹겹이 설치하고 사람에 의한 확산을 줄이기 위해 감염 멧돼지 수색 인력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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