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답 정해진' 복지재단 입찰...제안서까지 바꿔치기

단독 '답 정해진' 복지재단 입찰...제안서까지 바꿔치기

2021.10.14.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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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 취재 결과, 복지 재단을 인수하는 절차도 깨끗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복지재단을 인수한 건설사는 선정과정에서 금액을 수정해, 제안서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나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문제가 불거진 복지법인을 인수하는 곳은 입찰 전부터 이미 특정 업체로 정해져 있다시피 했습니다.

재단 관리자들과 인수 업체 측 핵심 관계자가 전 직장에 같이 근무해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 A 씨 / 금품 전달 건설회사 전 관계자 : '다른 데도 많이 있는데'라고 해서 그러면 얘기를 해 보라고 그랬더니 그 금액을 요구해서 이제 현금 5억씩 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고….]

그런데 당시 입찰 공고가 신문에 게재되자, 여러 기관과 업체에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다른 곳에서 높은 금액을 제시한다면 자칫 복지재단 인수가 물 건너갈 수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인수 업체는 현금 후원 분야에서 2억 원씩 금액만 다른 여러 장의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박 모 씨 / 금품 받은 복지법인 전 운영팀장 : 00를 주려고 하면 답안지를 열어 봐야 한다고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여러 가지 안을 한 7개 정도를 같은 답안지를 금액만 다르게 가져오라고 해서….]

하지만 막상 다른 업체들의 제안 금액이 턱없이 낮자, 이번엔 아예 금액을 대폭 낮춘 새로운 제안서로 바꿔치기까지 했다고 당시 복지법인 내부 관계자들은 주장했습니다.

또 입찰에 참가한 학교법인의 정량평가 4개 항목 가운데 3개를 0점 처리해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복지 법인을 인수한 건설업체는 "당시 감사로 있던 회장 동생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절차를 거쳐 인수한 뒤 이사장 가족 단 한 명도 복지법인에서 일하지 않고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사회 공헌 차원에서 세워진 복지법인을 인수하기 위해 금품이 오가고 제안서까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문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YTN 나현호입니다.

YTN 나현호 (nhh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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