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같은 피해 겪었다"...외고 투신 사건 후 졸업생의 고백

"나도 같은 피해 겪었다"...외고 투신 사건 후 졸업생의 고백

2021.07.22. 오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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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괜찮아, 도와줘" 쪽지 남기고 극단적 선택
유족 "자해 시도 알렸음에도 조치 없어"
"억울함 풀어달라" 국민청원 20만 명 이상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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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강원지역 한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도와달라는 쪽지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족은 집단 따돌림과 교사의 무관심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요.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그동안 쉬쉬했던 학교 내부 문제들을 유족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안 괜찮아, 도와줘"

힘겨운 심정을 한 장 쪽지에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17살 A 군.

유족들은 사고 전 아들이 자해 시도를 했고, 다른 학생이 교사에게 알렸음에도 조치가 없었다며,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을 국민청원에 올렸습니다.

20만 명 넘게 동의했고, 유족에게는 위로와 함께 해당 학교 졸업생들의 고백과도 같은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한 졸업생은 재학 당시 자신이 썼던 일기를 공개했습니다.

3학년 선배가 4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는데, 선생님들은 원래 혼자 있길 좋아하는 아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곳은 도와줄 사람이 없는 곳'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학교 대처가 충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시험 기간이라며 사고 소식을 감췄고, 이후 세월호 사건이 아직도 영향을 주냐는 설문조사를 벌이거나, 관련 기사를 보는 학생의 신문을 빼앗은 일도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해주는 어른이 없었다."

"선생님들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했다."

과거에도 학교는 대학 진학 실적 외에는 학생들에게 아무 관심이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학교 측은 A 군 사망 직후에도 학교 폭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A 군 부모는 과거부터 있었던 집단 따돌림, 그리고 학교의 오랜 무관심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A 군 어머니 : 아이들이 무언가를 얘기했을 때 선생님들이 거기에 대해서 집중해주고 공감해주고 그런 선생님들이 없다는 거죠.]

A 군 부모는 학교 측을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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