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광주 붕괴 사고..."해체계획서 지키지 않은 듯"

'17명 사상' 광주 붕괴 사고..."해체계획서 지키지 않은 듯"

2021.06.10. 오후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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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건물, 도로 인접…철거 공사에 버스 정류장도 그대로
무너진 건물-버스 사이 안전 장비 無…먼지 가림막만 있었다
사망자 9명, 버스 후면부 집중…앞쪽 8명은 중상
광주 동구청 "철거 작업, 해체계획서대로 안 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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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광주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치는 대형 사고가 났습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가 시내버스를 그대로 덮치면서 피해가 컸는데요.

김부겸 국무총리는 사고 현장을 찾아 원시적인 사고로 안타깝게 국민이 희생됐다며 사과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민성 기자!

지금 김 기자가 서 있는 곳이 사고 현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 뒤로 마치 폭격이 지나간 듯 보이는 곳이 바로 붕괴한 건물이 있던 자리입니다.

철근과 콘크리트 덩어리, 또 벽돌과 파이프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습니다.

잠시 위쪽 비춰주시죠.

사고 직전까지 건물을 받치고 있었을 기둥도 보입니다.

기둥에 철근 여러 개가 꽂혀 있는데요.

붕괴 당시 위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힘없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철거 작업 당시 토사를 쌓아놓고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토사가 건물 붕괴와 함께 무너져 내린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앵커]
무너진 곳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까지 많이 부서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뒤로 보이는 빨간 벽돌로 된 건물은 무너진 건물과 2~3m 정도 떨어져 있던 건물인데요.

붕괴 사고 여파로 곳곳이 심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어디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사고 충격이 그만큼 컸음을 실감케 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붕괴 당시 위력이 느껴지는데, 바로 앞에 왕복 6차로 도로가 있죠. 철거작업 하던 곳이랑 어느 정도 거리입니까?

[기자]
네,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벗어나면 바로 도로가 있어 매우 가깝습니다.

그 사이에는 버스정류장도 설치돼 있었습니다.

대규모 철거공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버스정류장을 옮기는 등의 안전대책은 없었습니다.

그 결과, 무너진 건물과 사고 버스 사이에는 안전 장비라곤 먼지를 막는 가림막만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철거 공사에 대비해 버스 정류장을 미리 옮겼다면, 설령 건물이 무너졌더라도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나마 사망자를 줄인 게 인도에 심어진 가로수라는 분석이 나왔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건물 더미가 시내버스를 덮칠 때 가로수가 완충 작용을 해 버스 앞쪽이 그나마 덜 손상됐습니다.

이 내용은 소방 관계자가 현장을 찾은 김부겸 총리에게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이번 참사로 현재까지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버스 후면부가 크게 손상돼 뒤쪽에 탄 9명은 모두 숨졌지만, 앞쪽에 탔던 8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앵커]
아직 조사 초반이지만 일부 내용이 나오고 있군요.

이번 사고가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광주 동구청이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 철거 업체가 구청에 제출한 해체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계획서를 준수하지 않고 철거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애초 계획은 3~5층 먼저 중장비로 철거하고, 1~2층 저층은 이후에 철거하는 순서였습니다.

이 업체는 사고가 난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건물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앞서 지난 1일부터 이 건물의 4~5층을 그대로 둔 채 굴착기가 3층 이하 저층의 구조물을 부수는 모습들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광주 동구는 이 철거 업체가 해체 계획서와는 다른 방식으로 철거 작업을 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구청은 이에 따라 시공사 '한솔기업'과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감리자 '시명 건축사 사무소'를 이번 주 중으로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김부겸 국무총리가 사고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철저한 원인 규명을 강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광주광역시 건물붕괴 사고와 관련해 원시적인 사고로 안타깝게 국민이 희생됐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원인을 밝히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총리는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나서 우선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이를 통해 나온 내용으로 제도 개선 방향을 찾고 수사를 통해 밝혀낼 부분은 철저히 밝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먼저 현장을 살핀 김 총리는 광주 기독교병원을 찾아 유족을 위로했습니다.

지금까지 광주 건물 붕괴 현장에서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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