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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낚시꾼을 태우고 바다로 나가던 낚싯배가 교각을 들이받아 반 토막 날 정도로 큰 피해를 봤습니다.
알고 보니 설계도면과 달리 뼈대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 배에 대부분 빠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설계도와 다른 낚싯배가 만들어지고 실제 운항하면서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의 부실한 관리·감독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어떤 일인지 취재기자에게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오태인 기자!
설계도와 다른 게 만들어진 낚싯배, 쉽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먼저 어떻게 이런 일이 알려졌는지 얘기해주시죠.
[기자]
지난 2019년 12월 전북 군산에서 손님을 태우고 바다로 향하던 낚싯배가 교각과 충돌하면서 배의 앞부분, 선수가 반 토막 나듯 부서졌는데요.
선주는 배를 수리하려고 육상에 올린 뒤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가 건조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건물로 따지면 철근인, 이른바 '종강력 부재'가 빠진 채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사고 피해가 커졌다는 게 선주 주장입니다.
선체 앞뒤 구조를 유지해 주는 '종강력 부재'는 갑판과 옆면, 바닥 등에 들어가야 합니다.
배를 살펴본 선박 설계 전문가도 종강력 부재가 대부분 빠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선주 측과 조선소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고요?
[기자]
설계도와 다른 낚싯배를 건조한 조선소 측은 오히려 새로운 공법으로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종강력 부재 일부를 뺀 대신, 샌드위치 패널에 특수 우레탄을 넣어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새 공법으로 이득을 취한 것도 없다고 말했는데요.
낚싯배가 파손된 건 선장이 배를 잘못 몰아 교각과 세게 부딪혀 파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무리 배를 튼튼하게 만들어도 정면으로 충돌하면 부서지지 않을 배가 어딨느냐는 겁니다.
현재 사고와 관련해서는 해양심판원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양측의 주장은 그렇다고 쳐도, 설계도면과 다른 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은 없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선박 건조하는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은 있습니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이 그 역할을 하는데요.
공단은 배가 새로 건조되거나 개조 또는 수리하면 설계도면을 사전 승인합니다.
또 조선소를 찾아 배가 설계도면과 똑같이 만들어지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선박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입니다.
하지만 반 토막 난 사고 낚싯배가 설계도면과 다르게 만들어지는 동안 공단은 관리·감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조선소에서 배를 설계도와 다르게 만들면 재승인받아야 하는데 사고 낚싯배는 이런 과정도 빠졌습니다.
공단 측은 사고 낚싯배가 실제 도면과 다르게 건조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도면을 실제 검사한 배와 같이 재작성해서 승인하는 절차를 생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조선소에서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를 제작해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겁니까?
[기자]
조선소는 신공법으로 140척 정도 되는 배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공단에서도 조선소 진술과 서류 등을 검토해보니 140여 척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단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2010년 이후 만들어진 배를 전수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확인 과정에서 검사에 잘못이 있다면 고치고 개선하겠다는 뜻도 전했는데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를 만들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부족 하다 보니 문제가 반복될 우려도 있습니다.
선박 건조를 관리·감독하는 공단의 부족한 검사 인력도 문제입니다.
검사원 1명이 연간 200척이 넘는 배와 선박 물품까지 검사하고 있어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분명한 것은 설계도와 다른 낚싯배들이 사람을 태우고 다닌다는 겁니다.
조선소 측과 공단이 종강력 부재가 없어도 배의 강도는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큰 피해가 나는 해양사고를 방지하고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앵커]
낚싯배 문제를 취재한 오태인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 기자, 수고했습니다.
오태인 [otaie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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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을 태우고 바다로 나가던 낚싯배가 교각을 들이받아 반 토막 날 정도로 큰 피해를 봤습니다.
알고 보니 설계도면과 달리 뼈대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 배에 대부분 빠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설계도와 다른 낚싯배가 만들어지고 실제 운항하면서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의 부실한 관리·감독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어떤 일인지 취재기자에게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오태인 기자!
설계도와 다른 게 만들어진 낚싯배, 쉽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먼저 어떻게 이런 일이 알려졌는지 얘기해주시죠.
[기자]
지난 2019년 12월 전북 군산에서 손님을 태우고 바다로 향하던 낚싯배가 교각과 충돌하면서 배의 앞부분, 선수가 반 토막 나듯 부서졌는데요.
선주는 배를 수리하려고 육상에 올린 뒤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가 건조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건물로 따지면 철근인, 이른바 '종강력 부재'가 빠진 채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사고 피해가 커졌다는 게 선주 주장입니다.
선체 앞뒤 구조를 유지해 주는 '종강력 부재'는 갑판과 옆면, 바닥 등에 들어가야 합니다.
배를 살펴본 선박 설계 전문가도 종강력 부재가 대부분 빠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선주 측과 조선소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고요?
[기자]
설계도와 다른 낚싯배를 건조한 조선소 측은 오히려 새로운 공법으로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종강력 부재 일부를 뺀 대신, 샌드위치 패널에 특수 우레탄을 넣어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새 공법으로 이득을 취한 것도 없다고 말했는데요.
낚싯배가 파손된 건 선장이 배를 잘못 몰아 교각과 세게 부딪혀 파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무리 배를 튼튼하게 만들어도 정면으로 충돌하면 부서지지 않을 배가 어딨느냐는 겁니다.
현재 사고와 관련해서는 해양심판원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양측의 주장은 그렇다고 쳐도, 설계도면과 다른 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은 없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선박 건조하는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은 있습니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이 그 역할을 하는데요.
공단은 배가 새로 건조되거나 개조 또는 수리하면 설계도면을 사전 승인합니다.
또 조선소를 찾아 배가 설계도면과 똑같이 만들어지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선박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입니다.
하지만 반 토막 난 사고 낚싯배가 설계도면과 다르게 만들어지는 동안 공단은 관리·감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조선소에서 배를 설계도와 다르게 만들면 재승인받아야 하는데 사고 낚싯배는 이런 과정도 빠졌습니다.
공단 측은 사고 낚싯배가 실제 도면과 다르게 건조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도면을 실제 검사한 배와 같이 재작성해서 승인하는 절차를 생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조선소에서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를 제작해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겁니까?
[기자]
조선소는 신공법으로 140척 정도 되는 배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공단에서도 조선소 진술과 서류 등을 검토해보니 140여 척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단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2010년 이후 만들어진 배를 전수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확인 과정에서 검사에 잘못이 있다면 고치고 개선하겠다는 뜻도 전했는데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를 만들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부족 하다 보니 문제가 반복될 우려도 있습니다.
선박 건조를 관리·감독하는 공단의 부족한 검사 인력도 문제입니다.
검사원 1명이 연간 200척이 넘는 배와 선박 물품까지 검사하고 있어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분명한 것은 설계도와 다른 낚싯배들이 사람을 태우고 다닌다는 겁니다.
조선소 측과 공단이 종강력 부재가 없어도 배의 강도는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큰 피해가 나는 해양사고를 방지하고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앵커]
낚싯배 문제를 취재한 오태인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 기자, 수고했습니다.
오태인 [otaie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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