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큰고니, '바로 그 곳'으로 또 왔다

작년에 왔던 큰고니, '바로 그 곳'으로 또 왔다

2020.11.25. 오전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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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천연기념물 큰고니의 정확한 이동 경로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3월 초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를 떠난 큰고니는 번식지인 러시아의 한 습지에서 넉 달을 보내고 이달 초 주남저수지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 겨울을 나러 철새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큰기러기떼 사이 자태를 뽐내는 큰고니 한 마리의 등에 혹처럼 생긴 장치가 눈에 띕니다.

지난 1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바로 이곳에서 부착한 위치추적장치입니다.

2시간마다 위치를 확인해 하루 한 번씩 전송했습니다.

다섯 마리에 붙여 방사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돌아온 겁니다.

3월 2일 창원을 떠난 큰고니는 중국의 랴오닝성과 퉁랴오시, 후룬베이얼시 등을 거쳐 6월 7일 번식지인 러시아 예벤키스키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넉 달 가까이 머문 뒤 다시 출발한 게 지난 9월 29일.

갔던 길을 거의 비슷하게 되짚으며 날아와 지난 10일 주남저수지로 돌아왔습니다.

주남저수지가 그리웠는지 갈 때 97일 걸린 거리를 올 땐 중간 휴식을 줄이고 42일 만에 날아왔습니다.

이동 경로를 대략 추정은 해왔지만, 큰고니가 얼마나 빨리 나는지 어디서 며칠간 머무르는지까지 정확하게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성경 /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 : 지난 1월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큰고니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부착해 추적한 결과 번식지인 러시아 예벤키스키 지역의 습지로 이동했다가 지난 10일 겨울을 나기 위해 동일한 장소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큰고니 말고도 독수리와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 철새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철새들의 이동 경로 파악이 조류인플루엔자처럼 새들이 옮기는 감염병의 방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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