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둑 무너진 섬진강댐 방류 두고도 '공방'

제방 둑 무너진 섬진강댐 방류 두고도 '공방'

2020.08.12. 오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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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 섬진강 제방 붕괴로 이재민 3백여 명 발생
일각서 "섬진강댐 방류량 급증해 문제 커져" 비판
수자원공사 "미리 방류해 대비…이례적 폭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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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용담댐뿐 아니라 섬진강 일대에서도 비슷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방이 붕괴한 날 방류량을 급격히 늘린 섬진강댐은 '치수 골든 타임'을 놓쳐 화를 키웠다는 비판에 휩싸였습니다.

김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섬진강 제방이 붕괴하면서 이재민 3백여 명이 발생한 전북 남원.

순식간에 키를 훌쩍 넘겨 차오른 물 때문에 대다수 주민이 몸만 빠져나왔고, 일부는 구조대의 도움으로 목숨도 겨우 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섬진강댐이 갑자기 방류량을 늘리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서온 / 전북 남원시 금지면(지난 9일) : 처음이여. 아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처음이지. 비가 와도 알맞게 오고 눈도 와도 알맞게 오고 그랬어. 근데 이거(제방) 터지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니까.]

그러나 섬진강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예상을 뛰어넘은 최악의 폭우가 원인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종진 / 한국수자원공사 영산강·섬진강 물관리처장 : 한국수자원공사는 홍수조절을 위해서 (홍수기 제한 수위 기준) 8천6백만 톤의 물을 미리 방류했습니다. 이는 강수로 따지면 161mm가 내렸을 때 댐에 담아둘 수 있는 양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댐 관리 기록을 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제방이 무너지기 일주일 전인 지난 1일 낮 12시에도 섬진강댐 수위는 이미 제한수위를 1.2m 남긴 해발고도 195.29m였고, 댐 저수량은 85%에 육박한 상태였습니다.

좀 더 일찍 수위 조절에 들어갔어야 했다는 겁니다.

수자원공사는 폭우가 닥친 뒤에야 방류량을 급격히 늘려 '치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에 휩싸였습니다.

초당 6백 톤 이내에 머물던 섬진강댐 방류량은 제방이 무너진 지난 8일 오전 11시 25분에는 3배가 넘는 초당 천868톤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낮 12시 50분쯤 남원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 120m가 붕괴했습니다.

수해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도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정세균 / 국무총리(지난 10일) : 매우 크고 중요한 강인데 섬진강 제방이 유실됐다는 것은 굉장히 큰일입니다.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천재냐, 인재냐를 둘러싼 책임 공방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국가적 재난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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