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남원 침수 마을..."진흙 투성이에 다 젖어 버렸네"

모습 드러낸 남원 침수 마을..."진흙 투성이에 다 젖어 버렸네"

2020.08.09. 오후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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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면서 섬진강 제방 일수가 유실돼 침수됐던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진흙투성이에 다 젖어버린,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오점곤 기자입니다.

[기자]
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에 잠겼던 농경지.

물이 빠지면서 서서히 다시 농경지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다시 고랑이 보이고, 누런 흙을 뒤집어쓴 농작물은 장대비가 때린 아픔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에 잠겼던 마을에 다시 돌아온 주민들.

유리창은 깨지고 집 안에 성한 게 별로 없습니다.

모든 게 진흙투성이.

한마디로 망연자실입니다.

[박서온 / 남원 침수 마을 주민 : 한복이야. 옛날에 아들 결혼할 때 한복인데, 속까지 다 물에 젖었잖아요. 못 써, 이제….]

물과 전기 공급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

하나라도 더 씻고 또 씻고, 말리고 또 말려봅니다.

같은 물로 계속 씻다 보니 흙탕물로 진흙을 씻는 안타까운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침수 소식을 듣고 멀리서 달려온 일가친척도 있습니다.

[박기수 / 서울 서초동 : 저희 외가입니다. 서울 서초동에서 왔는데 부리나케 지원하러 왔어요. 다 어르신들이고 하니 충분한 보상과 지원이 간곡히 필요해요.]

발 빠른 자원봉사자들은 벌써 도착했습니다.

[오창숙 / 자원봉사자 : 일단 식당을 먼저 청소하자고 해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진짜 아픕니다.]

마을과 농경지 침수의 원인, 유실된 제방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체 120m가량이 유실됐는데 이곳 말고도 세 군데가량 제방은 더 유실됐습니다.

모래주머니를 쌓아놓는 응급 복구 작업이라도 시작해야 하는데 물이 더 빠져야 가능한 상황.

일단 복구 자재와 장비를 챙겨 놓고 물 빠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붕괴 우려 때문에 저수지 아랫마을 주민들이 대피한 장수군.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해 방수포를 씌우고 저수량을 줄이기 위해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전주를 기준으로 동남쪽, 그러니까 전라북도 산악지역에 더 큰 상처를 남긴 게릴라 성 장마.

그 아픈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 곳곳에서, 곧바로 찾아온 무더위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누런 흙탕물이 콸콸 넘쳐 흐르던 전주천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상당히 많이 잠잠해졌는데요.

이렇게 곳곳에 쓰레기가 널려있습니다.

이번 태풍까지 지나간 뒤에야 쓰레기 처리 작업은 본격적으로 진행될 될 것 같습니다.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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