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강수량 절반 쏟아져...주민 수백 명 긴급 대피

1년 강수량 절반 쏟아져...주민 수백 명 긴급 대피

2020.08.06. 오전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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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폭우, 마을 집어삼켜…80여 가구 물에 잠겨
마을 전체가 저수지…다행히 어제보다 물이 많이 빠져
폭우와 함께 한탄강 지류 넘쳐 흘러…130여 명 긴급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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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철원은 엿새간 700mm 가까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일 년 강수량 절반이 엿새간 퍼부은 건데, 민통선 인근 마을 4곳은 완전히 물에 잠기면서, 주민 수백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취재기자 현장에 나가 있습니다. 김우준 기자!

김 기자 뒤에 보이는 곳이 이번 폭우로 물에 잠긴 마을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라는 마을입니다.

이곳은 80여 가구, 주민 130여 명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이 마을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입구인데요.

날이 밝아지면서, 피해 상황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제가 서 있는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도로 일부가 물에 잠긴 걸 볼 수 있고, 그 앞에 있는 논·밭 농작물은 성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어제 왔을 때보다는 물이 많이 빠졌습니다.

대피했던 마을 주민들이 새벽부터 마을 상황을 보려고 들어오는 모습도 보입니다.

어제는 제가 서 있는 이곳까지 물이 들이찼었고, 깊은 곳은 성인 남성 키보다 높게 차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마을에 물이 들이차기 시작한 건 어제 오후 3시쯤입니다.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한탄강 지류가 넘쳐흐르고, 한탄천을 막고 있던 둑이 터지면서, 본격적으로 마을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건데요.

다행히 주민 130여 명은 발 빠르게 대응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현재 인근 오덕초등학교와 가까운 친인척 집으로 몸을 피한 상황입니다.

아직 일부 주민은 마을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높은 지역에서 안전하게 몸을 피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마을은 지난 1996년에도 140여 가구가 침수되고, 170여억 원의 재산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앵커]
피해를 입은 마을이 이뿐만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강원도에 흐르는 거대한 강 한탄강이 넘치고, 한탄강 지류도 덩달아 범람하면서, 강원도 철원군 4개 마을이 피해를 입은 겁니다.

제가 나와 있는 이길리 말고도, 옆에 있는 갈말읍 정연리, 동막리, 그리고 김화읍 생창리가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따라 4곳 마을 주민 최소 7백여 명은 인근 초등학교와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며칠 전부터 대비를 하고 있었고, 피해가 발생하자 문자와 방송 등을 듣고, 주민들이 신속하게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이미 물이 들이찼을 때는 무리하지 않고, 마을 고지대로 이동해 침착하게 119 구조대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원도는 현재 한탄천이 범람한 데 이어 임진강 지류인 용강천까지 추가로 범람할 우려가 있어 주민 대피령이 발령된 상태입니다.

철원군은 철원읍 율이리와 대마리 주민 200여 가구 440여 명에게 철원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해 달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고, 주민 대부분 안전하게 몸을 피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지금도 보시는 것처럼 비가 내리고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비가 멈추지 않는다면, 대피 상황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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